2005년 03월 15일 Posted title : 애국가 저작권... 카피레프트
2월 후반 인터넷 상에서 누리꾼(네티즌)들은 "애국가”의 저작권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2월 22일 현재까지도 명쾌한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저작권료 지불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애국가 노랫말은 윤치호, 안창호, 민영환선생 등이 만들었다는 설이 있었으나 어느 것도 공식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곡도 스코틀랜드 민요인 "이별의 노래”의 곡조를 따라 부르다가 안익태선생께서 1936년에 만든 것이 오늘날의 애국가라고 알려져 있다. 비공식적으로는 고 손기정옹이 마라톤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베를린 올림픽에서 처음 불려졌다고 하며 공식적으로는 1948년 8윌 15일 정부수립과 함께 대한민국 국가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국가는 국기와 함께 한 나라를 상징하는 것으로 국가적 행사나 기타 공식 행사 등에서 가장 먼저 연주되며 국가가 연주될 때는 일어서서 경청하거나 따라 부르는 것이 예의다. 이렇듯 애국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숭고한 것으로 어떤 값어치를 견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애국가 사용에 대한 비용지불 관한 논쟁자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은 것이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애국가의 저작권을 정부가 일괄 구매해 유가족들에게 정당하게 저작권을 인정해 주고 우리 국민들이 MP3 파일이나 인터넷에서 또 국가적 행사나 공식석상의 행사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다분히 상식적인 의도라고 보여진다. 즉 저작권법 위반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 문제의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2005년 1월 개정된 저작권법에 따라 작곡자는 물론 실연자(가수.연주자)와 음반 제작자에게도 전송권을 부여하고 있어서 애국가를 온라인상에 올리거나 내려받지 못하게 되어 있다.

지적재산권인 저작권법은 음악 뿐만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 사진, 영화, 건축물, DB 등에 관한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해 주는 것으로 애국가의 경우도 안익태선생 사후 50년이 되는 2015년까지 애국가를 방송, 광고나 각종 프로 스포츠 등 입장료를 받는 행사에서 연주할 경우 사용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안선생의 유족들은 지난 92년부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신탁을 통해 저작권을 행사해 매년 일정 금액의 저작권료를 수령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애국가 저작권 일괄 구입을 요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지난 2003년에도 문화관광부가 행정자치부에 요청했으나 당시 국민 정서상 애국가를 돈으로 구입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을 고려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었다고 한다.

문화관광부 담당 사무관의 의견은 이미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있고 국민의 법감정 등을 고려해 국가가 저작권을 일괄 구입해 모든 국민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애국가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다", "애국가를 새로 만들자", "애국가로 채택되면 가문의 영광 아니냐. 이번 기회에 애국가를 공모해서 바꾸는 게 어떨까", "안익태 선생의 뜻대로라면 후손들이 뒤로 물러서야 한다"면서 "(애국가는) 역사적 의의가 있어서 쓰는 건데 이렇게 되면 아무 의미가 없는 곡이라고 본다", "애국가 작곡가로 이름이 올라 있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인데 돈을 받겠다고? 의식 때 애국가 부르지 말자. 돈 안내는 국가를 다시 만들어 부르자", "한글 저작권도 국가에서 사달라"라는 등 강한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반대로 일부 누리꾼들은 개인이 "고전음악이나 저작권이 만료된 음악은 국민의 소유로 돌아가게 되면서 (저작권료가) 공짜지만 애국가는 만들어진지 얼마 안됐고 저작자가 죽은지 40년 밖에 안됐다"며 사용한 만큼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물론 법률이 국민 정서 보다도 앞선다고 한다면 당연히 후자의 주장들이 맞지만 법률이라는 잣대로 모든 걸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런 논란들에 대해 안선생의 유족들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애국가 저작권 논란 소식을 접하고 저희 가족은 큰 슬픔을 느끼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애국가는 항상 사용되어 왔고, 저희 가족은 애국가가 한국 국민들의 것이라고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보상도 한국에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희는 앞으로도 애국가 사용에 관해 한국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받아들일 것입니다.”라고 했지만 조건없는 무상양도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현재 정부 관계자와 협의중이라고만 알려지고 있다.

이런 애국가 저작권료 논쟁에 대해 냅스터나 소리바다의 저작권료와는 어떻게 비교가 될까 생각해 본다. “지적 창작물은 돈이다”라는 원초적 사고로만 바라 본다면 너무 상업화되어 창작물의 존엄성까지도 훼손 될까 걱정스러운 심정이다. 애국가 같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만약 안익태선생 생존해 계신다면 어떻게 하실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당시 제대로 부를 국가가 없었던 우리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만드셨으니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신탁을 통해 저작권을 행사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당연히 우리 국민들이 마음껏 이용하라고 하셨을 것 같다.

저작권이라고 해서 무조건 저작권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 70년대 해커로 활동했던 리차드 스톨만은 유닉스의 대처 소프트웨어인 'GNU 선언'을 하고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Free Software Foundation)을 만들어 비상업적 목적으로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스톨만은 "소프트웨어 설계를 결정할 때마다, 특히 저널에서 읽었거나 사용자들이 요청하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알고리즘을 사용할 때마다, 고소당할지 모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저작권에 대한 강한 반대 운동을 했던 것이다.

저작권(Copyright)에 대가 되는 카피레프트(Copyleft)도 있다.
저작권에 반대해 지적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인류의 지적 자산인 지식과 정보는 소수에게 독점되어서는 안되며 모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닉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공개용 오퍼레이팅 시스템인 리눅스(Linux)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카피레프트는 저작권을 거부하거나 파괴하자는 의미로 해석되어서는 안된다. 저작권료를 고집하지 않고 공유함으로써 더 큰 이익을 만들자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이번 애국가 저작권료 논쟁을 보며 카피레프트가 절실하게 생각났다. 안익태선생의 유족은 고인의 애국가 창작 유지에 맞게 조건없이 저작권을 우리 국민들에게 돌려주고 정부는 안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애국지사나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고 그에 대한 예우를 해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월간 디지털컨텐츠 2005년 3월호)

Posted by zero | 2005/03/15 13:10 | 기고문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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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imgoon at 2005/03/15 13:11
오늘 아침에 안익태선생의 유족이 애국가의 저작권을 정부에 반납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 (랜덤타고 들어왔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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