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5월 06일 Posted title : 온라인 사보와 오프라인 사보는 경쟁관계가 아니다
얼마전 어느 대기업의 홍보담당자와 페이퍼 사보(오프라인 사보)의 효용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이 담당자는 몇해 전에 온라인 사보(전자사보)를 창간하면서 그동안 발행해 오던 종이사보를 폐간했는데 전자사보만 발행하면서 독자 만족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느낌이 강할수록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껴왔었는데 폐간한 종이사보에 대한 효용성때문이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아주 유명한 IT회사여서 전자사보를 볼 수 있는 인프라나 환경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었고 사내 컨센서스를 얻은 다음 전자사보를 도입했는데 운용할수록 기대했던 효과에 대한 회의감도 생기고 구독률도 예전 발행했던 종이사보만 못한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필자도 예전에 회사 홍보담당자로 일을 할 때 전자사보와 종이사보 모두를 발행했던 경험이 있고 같은 문제로 고민한 적이 있어 공감할 수 있었다. 90년대 후반 기업들에서 전자사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을 때의 전자사보는 기존 발행하던 종이사보를 PDF형식으로 바꾸어 단순하게 컴퓨터상에서 볼 수 있게 만드는 정도였다. 종이에 인쇄하던 컬러의 화려함은 없어도 당시에는 새로운 시도로 많은 각광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초기에 이런 형태의 전자사보는 점점 발달해 종이사보와 내용이나 목차가 다름은 물론이고 컴퓨터의 특성을 100% 활용해 사운드나 동영상까지도 구현하는 완벽한 멀티미디어 사보를 만들고 있을 정도이다. 이제 종이사보의 컴퓨터화라는 의미는 아주 오랜 이야기이고 종이사보가 구현할 수 없는 분야까지도 실현하는 전혀 다른 첨단 사보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사진만 게재하던 인터뷰 기사를 TV처럼 동영상으로 볼 수 있어 훨씬 생동감을 주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메시지 전달력이 강화되는 효과도 있다. 더구나 발행했던 내용들을 언제나 편하게 찾아 볼 수 있게 한 데이터베이스와 검색기능은 내용보기의 편리성을 제공해 준다.

필자가 종이사보와 전자사보를 동시에 발행하면서 얻었던 나름대로의 결론은 종이사보와 전자사보는 어느 하나가 있으면 하나가 없어도 되는 상대의 개념이 아니라 상호 특성을 이용, 모자라는 부분을 보완해 동시에 발행해야 사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라는 목표를 더욱 잘 달성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더 이상 전자사보를 발행하니까 종이사보를 폐지해도 된다, 종이사보 발행비 보다 저렴하게 발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면적 사고를 버리고 전자사보는 전자사보대로, 종이사보는 종이사보대로의 활용성을 찾아 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된 대학의 연구 논문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2003.12). 종이사보와 전자사보의 구독형태에 관한 논문에 따르면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임직원들은 전자사보보다는 종이사보가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논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중 52.1%는 종이사보를 통해 사내 소식을 접한다고 응답했으며 전자사보를 통해 얻는다는 응답은 종이사보의 절반 수준인 2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멀티미디어 정보화 시대에 부응해 전자사보가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통상적인 예상은 빗나가고 인쇄매체가 더욱 익숙한 사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라 할 수 있다.

연구 논문의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종이사보, 전자사보의 열독률 조사표에서 보듯이 매체력이나 열독률면에서 모두 종이사보가 더 영향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먼저 종이사보나 전자사보의 전체 내용을 읽는 정도에 대한 응답을 보면 양자간의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거의 읽거나 흥미있는 기사를 골라 읽는다’는 설문에 종이사보가 75.0%의 응답을 보인 반면 전자사보는 45.9%에 불과했다.
특히 전자사보의 내용에 대해서는 전체의 절반 수준인 41.7%가 ‘거의 읽지 않는다’고 응답, 종이사보가 전자사보보다 사내 커뮤니케이션 영향력이 더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험적으로 이런 결과에 대해 분석해 보면 무엇보다도 매체 휴대의 용이성이나 구독하기 위한 별다른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는 차이 때문일 것이라고 본다. 종이사보는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구독 편의성이 인터넷이나 컴퓨터가 있어야만 볼 수 있는 전자사보 보다는 월등하기 때문이다.

종이사보와 전자사보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서도 같은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종이사보가 갖는 장점으로는 ‘재미있는 컬럼을 먼저 볼 수 있다’(46.5%)와 ‘특별한 준비가 필요 없다’(40.8%)가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전자사보의 장점으로는 ‘정보검색 용이’(47.2%)와 ‘멀티미디어형으로 정보이용 가능’(31.4%)하다는 점을 꼽았다.

한편 종이사보와 전자사보 발행의 선호도를 묻는 설문에는 ‘종이사보와 전자사보 병행 발행’(59.7%)에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전자사보’ (19.5%)나 ‘종이사보’ (12.5%)중 하나만 발행하면 된다는 의견은 20% 미만의 낮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이런 연구논문 결과는 어느 것이 우위에 있고 선택의 기준을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양자의 장점을 각 기업의 특성에 맞게 도입해 운용하고 모자라는 점은 서로 보완하는 대체 수단으로 활용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표에 우리가 흔히 말하곤 하는 종이사보와 전자사보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았다.
먼저 두 사보의 제작과정을 비교해 보자.
종이사보는 기획과정을 통해 편집기획을 하고, 기획서에 따라 원고를 만들고, 원고를 가지고 텍스트와 이미지를 결합해 편집을 하고(요즘은 대부분이 매킨토시를 이용한 DTP시스템으로 편리하게 텍스트와 이미지를 한번에 같이 편집(디자인)을 하지만 과거에는 원고를 가지고 사진식자를 통해 텍스트를 먼저 만들고 이 텍스트를 대지라는 화판에 오려 붙이고,(그림(사진, 이미지) 공간은 따로 남겨놓고 나중에 볼 수 있었다), 그 다음 인쇄용 필름을 출력하고, 필름을 이용해 인쇄하고, 제본해서 책으로 만들어 독자에게 배본하면 비로소 사보를 보는 것이다.

반면에 전자사보는 기획하고 원고를 만드는 과정까지 종이사보의 제작과정과 같지만 필름출력, 인쇄, 제본, 배본의 과정은 생략되고 바로 독자들의 컴퓨터에서 구독이 가능하다. 따라서 생략되는 부분만큼의 제작비용과 시간이 감소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더구나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내용에 대해 언제나 즉시, 그리고 편리하게 독자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역할은 종이사보가 흉내낼 수 없는 큰 장점이다.

요즘에는 전문가가 아닌 사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수준에서도 전자사보를 제작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들도 나와있어 텍스트, 이미지의 편집과 수정이 가능하고 더 발전해 전자사보 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는 관리자 기능(회원관리, 커뮤니티 운영, 각종 통계 관리 등 관리자 통합 인터페이스 환경)도 제공하는 수준까지 발전되어 그 활용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솔루션들은 사보 관리자가 시간, 비용, 인력면에서 효율적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 할성화를 이룰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으며 특히 사내 임직원들이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점은 또 다른 장점이다.
전자사보의 장점은 또 있다. 경험에 의하면 사업장이 전국 곳곳에(특히 섬, 산간 오지) 흩어져 있고 전세계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의 전자사보의 효용성은 극대화 된다. 예를 들어 사장의 신년사나 연말의 종무식을 인터넷 전자사보를 통해 전세계 어디서나 모든 임직원이 동시에 접할 수 있으며 회사의 중요 경영메시지나 긴급 메시지의 즉시 전파 등에서는 큰 효과를 보기도 했다.

긴급성 이외에도 짧은 시간에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 대학시절 점심시간에 들었던 점심 음악방송도 가능하고 하루의 업무 시작전 명상의 메시지 전달도 가능하고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이용한 어학 등의 교육컨텐츠 제공 기능도 가능하다.
또 요일에 맞는 데일리 사보의 발행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금요일에는 가족이 모두 다녀올만한 여행지를 동영상과 함께 제공해 준다든지 월요일에는 회사 근처 먹을만한 맛집을 동영상과 함께 소개한다든지 하는 것 등이다.

이밖에도 전자사보는 이메일이나 게시판 등으로 독자들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보의 편집 참여나 익명성이 보장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전자사보의 수많은 장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운영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전자사보의 비교우위만 생각하고 일차원적 효과를 얻고자 종이사보를 폐간하고 비용절감만 추구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미 대학연구 논문에서 그 내용이 여실이 증명됨을 우리는 보았다.
종이사보의 가장 큰 장점인 휴대 편리성이나 별다른 장치가 없어도 되는 구독 편리성을 전자사보는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사보와 인쇄사보는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유효한 수단임에 재론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어느 일방의 우월적 운용이 아니라 양자가 가지고 있는 좋은 특성을 살려 보완 운용한다면 기업이 원하는 효과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Posted by zero | 2005/05/06 09:36 | 기고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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