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태풍이 약한 장마전성을 밀어올리듯, 거꾸로 약한 장마전선이 강력한 태풍에 밀리듯, 시장에서도 이런 법칙이 존재합니다.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정글의 법칙”
정글의 법칙은 한마디로 약육강식, 즉 강한 자만이 살아남고 약한 자는 죽는다는 말로 대변됩니다. 오늘날 우리 시장은 다 내놓고 경쟁하는 벌거벗은 경쟁의 시대입니다. 약육강식이 기업 입장의 정글의 법칙이라면 적자생존은 고객 입장에서의 정글의 법칙이 됩니다.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약육강식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강한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것도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시장을 제대로 읽고 고객의 마인드를 제대로 파악하고 경쟁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는 자들도 강자가 아니어도 살아 남는다는 사실입니다. 아니 강자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최근 시장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신세계나 G마켓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신세계는 영원한 1등이라고 생각되었던 롯데를 제쳤으며 시장 선두진입의 법칙을 외치며 영원한 1등일 것 같았던 옥션은 후발주자인 G마켓에 1위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것도 정글의 법칙입니다.
그렇다면 속까지 훤히 보이는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서는 정글의 법칙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강자는 어떻게 영원히 강하고 2등이 어떻게 1등을 정복할 수가 있을까요?
정글은 언제나 변합니다. 정글도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변화하는 정글에 또 적응해야 하는 것이 정글안 경쟁자들의 몫입니다. 지금처럼 영원한 1등도 없고, 강자가 항상 이기는 법도 없으며 영원히 나만 갖고 있는 기술도 아니고 언제 다른 업종의 강자가 내 영역으로 들어올지 모르는 디지털 컨버전스시대에는 시장과 고객을 읽는 능력만이 내 자리를 지키는 최고의 원칙이 됩니다.
흔히들 다 알면서도 착각하는 것이 고객감동이니, 고객에게서 배운다는 말입니다. 입으로는 그렇게 외치지만 머리나 가슴 속으로는 철저하게 고객을 무시합니다. 나만큼 모른다는 사실때문입니다. 고객이 어쩌다 내뱉는 말들은 전문가들이 보기에 아주 무식한 의견이며 시장에서 가끔 일어나는 현상들은 일시적인 단편에 불과하다고 강자들은 가벼이 생각합니다.
80:20의 법칙을 주장하며 로열고객 마케팅에 집착했던 롯데나 세련되지 못한 컬러나 디자인이라고 평가받았던 G마켓이 강자를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고객의 마인드를 따라잡았다는 것입니다. 20%의 고객이 80의 매출이나 이익을 주지 않아도 20%의 이익을 주던 80%의 고객이 영원히 그 자리에 있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을 읽고 이마트를 만들어 역전시킨 신세계나 전혀 고급스럽지 않고 촌스럽게 사이버 장터의 컬러나 디자인을 장식한 G마켓이 옥션을 누른 비결이 바로 만족이나 감동을 입으로만 외치지 않고 실제로 고객의 무식한 수준(?)을 따라간 실행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마케팅은 고객이 전부는 분명 아닙니다. 브랜드 파워도 작용하고 당연히 가장 중요한 제품 경쟁력(기술, 디자인 등)이나 가격 경쟁력, 사후 관리 등은 기본입니다. 그러나 이 모두도 결과적으로 선택을 하는 것은 고객이라는 것입니다. 현재는 브랜드가 좀 떨어져도, 제품 경쟁력이 좀 낮아도 고객이 이 낮음을 선택하는 이유를 고객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분석해 보고 대책을 만들어가야 1등의 자리도, 강자의 위치도 지켜갈 수 있습니다. 영원한 1등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시장은, 고객은 진화하고 있다는 시장환경을 차가운 가슴으로 바라봐야 하겠습니다. 학생들에게 매년 똑 같은 시험문제를 내었던 아인슈타인의 의도를 아셔야 합니다. 똑 같은 시험문제이지만 어제의 정답이 오늘과 다르고 진정한 정답은 지금의 답이라는 철학을 아셔야 합니다. 어제 내가 알았던 시장이나 고객은 정답이 아닌 것을 어제 알았던 유식(?)으로 오늘의 무식한 시장이나 고객을 판단하면 2등이 되고 약자로 전락한다는 중언, 부언을 드립니다.
Posted
# by zero | 2006/07/20 14: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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