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9월 12일 Posted title : 불합리한 고객의 요구

요즘 중국 하이얼전자의 고구마 세탁기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 세탁기로 고구마를 씻어 배수관이 막혀버린 새탁기를 수리하러 간 서비스 사원이 고구마 세탁기 개발의 컨셉트를 제공하고 그것을 개발하도록 지시한 하이얼 장루이민사장의 결단이 없었다면 오늘날 상상 초유의 고구마 세탁기는 없었을 겁니다.

혹자들은 중국이라는 그것도 스촨성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니 성공했지 다른 나라였다면 어림도 없었을 거라고 폄하하기도 힙니다. 그러나 이 특수한 상황이 바로 마케팅에서 말하는 차별화 전략이 되고 그 차별화가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고구마를 세탁기로 씻겠다는 무식한(?) 고객을 보고 지나치지 않은 사원이나 합리적이지도 않은 고객의 개발되었다면 좋겠다는 그런 불합리한 요구를 수용한 CEO의 아웃사이드인(Outside-In)적인 사고(고객에서 배우겠다)의 합작품이 1년에 10만대나 팔리는 히트상품이 탄생하도록 한 비결입니다.

이러한 유사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있습니다.
아웃사이드인(Outside-In)적인 사고(고객에서 배우겠다)가 아니라 인사이드아웃(Inside-Out)적인 사고(기업이 시키는데로 해라) 실패한 창고형 대량 할인판매점 세계 1위 월마트와 세계 4위 프랑스의 까르푸가 그 예입니다. 월마트와 까르푸는 결국 신세계와 이랜드에 인수되고 한국에서 철수해야만 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만든 것입니다. 

이 두 기업은 한국 고객들의 특별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채 세계 1위와 4위의 마케팅전략으로 고객을 밀어붙혔습니다. 즉 가격경쟁력이면 성공할것이란 착각으로 자기들만의 전략을 고집하다가 우리 고객들의 외면으로 실패한 것입니다.  월마트나 까르푸는 신선한 먹거리를 무시하고 주로 냉동된 제품을 저렴하게 팔았습니다. 그러나 신선한 먹거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고객의 특성상 조금 비싸더라도(신선도도 같고 가격이 더 저렴한) 신선상품을 구매한다는 특별한 상황을 무시한 것입니다.

불합리한 고객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아웃사이드인적인 사고를 가지지 못한다면 오늘날처럼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고 상품에 대한 자기들의 평가를 과감하게 인터넷에 올려 공유하는 디지털 고객 환경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상품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데는 익숙해 있지만 고객의 특수한 상황 파악이나 요구에 대한 시간과 비용투자에는 아주 인색합니다. 아니 개념조차도 없습니다. 기껏해야 외주 컨설팅 업체를 고용해 직접 피부로 느낀 고객의 소리(Voice of Customer)가 아니라 그들이 전다해 주는대로 느끼는 간접적인 파악정도입니다.

진정한 아웃사이드인적인 태도는 직접 현장에서 고객의 불합리한(?) 요구를 듣고 그것을 상품으로 연결시키고 다시 고객 검증을 통해 시장에 내놓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클린 기업, 소프트웨어 패키지로는 유일하게 성공한 기업 등으로 평가받고 있는 안철수 연구소의 안철수사장도 처음에는 고객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백신을 만들었고 그 백신을 고객에게 직접 실험을 통해 상품으로 만들어 성공한 것입니다. 고객의 불합리한 요구를 수용하는 기업이 없으니 자기가 직접 개발에 나섰고 그 개발품을 당시 최고의 프로그래머 IT 잡지였던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과감하게 공개해 고객의 소리를 들었고 그 소리를 반영해 검증하고 개발한 상품이 바로 V3입니다.

우리 기업들은 좋은 상품을 개발하는데 많은 비용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당연시하면서도 정작 그것을 구매해주는 고객에 대한 비용과 시간투자에는 개념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외부 대행 기관을 통해 그들이 작성한 그들의 느낌을 받아서 고객을 파악했다고 하는 정도입니다. 정작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고객의 소리를 듣고 자기만의 느낌으로 받아들여 상품을 개발하고 다시 개발된 상품을 고객 검증을 거쳐 시장에 출시한다면 실패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고객에 대한 투자와 시간을 가진다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절대 실패하지 않습니다. 지난주 보내드린 도요다 랙서스를 개발하기 위해 2년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것이 그 예입니다.

이제 더 이상 무식한 고객, 불합리한 고객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그 특수상황이 우리만의 차별화의 단초이며 성공의 열쇠입니다.

Posted by zero | 2006/09/12 16:36 | 짧은 글, 짧은 생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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