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1월 02일 Posted title : 하드 마인드, 소프트 마인드

하드(웨어) 마인드, 소프트(웨어) 마인드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정보시대에는 소프트 마인드가 그 어느 때 보다중요합니다.

송년회 자리에서 어느 중소기업 사장님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미국의 벤처 캐피탈은 75%이상이 소프트 기업에 투자를 하는데 우리나라 벤처 캐피탈은 거꾸로 75%가 하드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저는 소프트 마인드가 부족해 그런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분은 우리나라는 미국만큼 소프트 시장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투자 행태도 그렇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일견 일리가 있는 말씀처럼 들렸지만 돌아서 생각하니 알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 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시장이 없으니 당연히 투자가 없다?, 투자가 안되니 시장이 있을 리가 없지?... 어떤 말이 맞는지는 또 하나의 숙제입니다. 차별화, 블루 오션,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 성공하지 등등의 말들과 어울려 혼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의 생각에 결정적으로 펀치를 날린 기사가 있었습니다.

잭 웰치(전 GE회장)이 국내 어느 행사에서 우리나라도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비유로 든 한국에는 “과연 애플의 아이팟과 같은 혁신적 제품이 있는가”라는 발언 대해 국내 네티즌들이 보인 반응을 보며 천성상 자연보호를 위해 목숨까지 내 놓았던 지율스님이 하신 말씀이 또 생각이 났습니다. “달을 쳐다보라 하니 달은 안보고 달을 가르키는 내 손가락만 쳐다보고 달이 없다고 하네”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분노했듯이 MP3의 원조는 분명 우리나라가 맞습니다.그러나 그 업체는 이미 국내 경쟁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려 이제는 역사의 뒷길로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후발 주자인 레인콤(당시 회사 이름)의 아이리버에게 선두자리를 내 주었고 그때 언론들이 똑같이 기사화 했던 내용이 바로 “소프트가 하드를 이끈다”였습니다. MP3 플레이어=네모라는 기존의 전설 같았던 이 디자인 공식을 과감히 깨서 시장에서 고객들의 열화와 같은 사랑을 받았고 아이리버 스타일이라는 독창적인 혁신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사랑을 받았던 아이리버도 디자인이라는 소프트의 한계에 부딪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제 컨텐츠의 소프트라는 아이팟의 아이튠스가 세계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웰치가 말하려 했던 혁신이 바로 이 혁신인데 그 뜻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지요.

제가 지난번 보내드린 코닥의 혁신 내용을 말씀드리면서 기존에 하던 필름 사업이 아니라 온라인 디지털 사진 관리시스템과 고속 스캐닝 서비스로 다시 재기를 노린다는 글을 기억하실 겁니다. 제품의 혁신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혁신을 통해 다시 성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웰치가 말하려 했던 혁신이 하드 혁신이 아니라 아이튠스를 통한 컨텐츠 비즈니스로 성공한 애플의 예를 든 것입니다.

이제 하드적인 마인드로는 고객의 생각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사랑도 받기 힘듭니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동시에 돌아가고 있으며 세계적인 소프트 기업들이 우리 사장을 자기네들 안방처럼 차지하고 앉아 있으며 우리 또한 세계 시장에서 안방을 차지하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글로벌 경쟁시대에 우리 시장이 어떻고, 내수 고객들만을 생각하는 혁신은 정말 달을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논하는 어리석음의 반복만 있을 뿐입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이제 산업화 시대의 옛 구호가 되어버린 첫째도 기술이요 둘째도 기술이다라는 말은 정말 구 시대의 유물입니다. 소프트가 하드를 이끄는 시대가 지금입니다. 이 마인드는 누가 알려주는 것도, 보여주는 것도 아닙니다. 스스로 찾아낸 진리이고 고객들이 기업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바라는 이상과 같은 것입니다.

기업의 현실이 중요하고 최우선입니다. 하지만 이 현실이라는 하드 마인드에 부딪치면 차별화도 없고 블루오션도 영영 있을 수 없습니다. 입과 머리로는 소프트를 다 알고 외치지만 손과 발은 하드라는 마인드에 사로 잡혀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다면 영원히 시장의 선두가 되기 힘듭니다. 어차피 시장경쟁은 모험이 있어야 하고 때를 잘 파악하는 능력도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류 최초 전화기 발명가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아니라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메우치였다고 해도 그것을 사용자에게 다가가게 하고 시대를 잘 만나 전화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벨인 이치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바로 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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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zero | 2007/01/02 13:50 | 짧은 글, 짧은 생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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