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공공기관 두 곳의 제안서를 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한 곳은 지방자치단체이고 한 곳은 공공기관이었다가 민영화가 된 곳입니다. 그런데 이 두 곳의 제안 입찰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보면서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곳은 제안요청서가 하나의 파일로 명쾌하게 정리가 되어 공고가 되어 있는 반면 한 곳은 제안요청서 파일이 무려 4개나 되고 또 어떤 파일은 본 제안과는 상관이 없는 내용도 있었습니다.물론 참조 자료로 하라며 친절하게 추가로 제시했다고는 하지만 본 제안을갈리게 하는 그런 자료는 차라리 없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제안요청서 상에 과업내용이나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등을 설명하는 문장과 용어에 있었습니다. 통상 공고된 프로젝트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기업들이 응찰을 하는 것입니다. 비 전문기업들이 감히 응찰을 할 수도 없으며 응찰을 하려고 해도 내용 이해에만 많은 시간이 필요하니 제안서 제출기간이 보통 공고 후 2주일 정도이니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당 분야 전문기업들이 접하는 제안 요청서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면 도대체 누구의 잘못일까요? 그 분야 전문기업의 무지일까요? 아니면 제안 요청을 한 기관의 잘못일까요?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제안 요청서를 작성하기 위한 입찰 설명회를 하는 것이 통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설명회는 어느 순간부터 없어졌고(제 생각에는 입찰 요청기관들이
응찰 업체들의 수준을(전문성) 인정하기에 그렀다고 봅니다) 그냥 공고만으로 2주일 후에 제안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습니다.
과거 응찰업체를 대상으로 제안설명회를 했던 이유는 좀더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였다고 봅니다. 따라서 설명회에 가면 응찰하려는 기업들의 질문사항이 상당히 많고 또 이해를 위해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렇지만 얼굴을 맞대고 하던 이런 형식도 이제는 전화나 인터넷을 통한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당연히 과거보다는 그 이해의 정도나 정확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술 더 떠 정확하지 않은 용어의 사용으로 이해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이 분야에서 한 20년 일한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저 조차도 읽고 또 읽고 전화하고 또 하고 해서 이해할 수가 있었다면 나중에 프로젝트가 진행이 될 때 얼마나 문제가 많겠습니까. 물론 그 때 명확하게 설명하고 추진하면 문제는 없겠죠. 하지만 이건 정확한 제안 입찰이 아닌 것이 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특히 대면이 아닌 서류상의 커뮤니케이션일 경우) 무엇보다도 정확한 용어의 사용입니다. 표준화되지 않고 공용되지 않은 정확한 용어가 아니라면 그 결과는 당연히 커뮤니케이션 에러로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보내드린 글 중에서 커뮤니케이션 모형에서 BERLO의 SMCR모형에 관한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즉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은 전달자(Source) -내용(Message) - 매체(Channel) - 수용자(Receive)라는 단계를 거쳐 상호 정확한 의도가 전달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효과(Effect)라는 요소가 더해져 5가지 과정을 이야기 하기도 하는데 이 중 하나라도 없으면 완전한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이 이론에 이번에 제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대비해 보면 내용과 수용자 효과라는 무려 3가지의 요소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가지고 입찰을 하겠다면 잘 되겠냐는 것이죠. 무조건 전달자(Source)의 입장에서만 커뮤니케이션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고 잇는데도 그것을 이해하고 응찰을 하는 업체들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만약의 제가 발주자의 입장이었다면 이렇게 했을 겁니다.
의사 전달자서 가가장 중요한 역할은 스스로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를 명확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수용자에게 제대로 설명을 할 수 있으며 제대로 된 설명이 있어야만 프로젝트가 원만하게 수행이 되며 그 원만한 수행을 통해 최초에 기획했던 목표나 성과를 이룰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작부터 커뮤니케이션 에러가 생긴다면 발주부터 프로젝트 수행 완료 시까지 일관성이 없어지게 되며 인력, 비용, 시간의 낭비는 불 보듯 빤합니다.
우리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설명할 때 늘 사용하는 말이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이 그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이원은 라틴어의 “나누다”를 의미하는 “communicare”에서 유래된 것이며 신이 자신의 덕을 인간에게 나누어 준다거나 할 때 사용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곤 했습니다. 맞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전달자와 수용자 사이의 나눔입니다.
전달자만 있고 수용자는 없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이 아닙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은 전달자나 수용자나 상호 동등한 입장에서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본래의 의도가 명징하게 전달 되는 것입니다. 상위의 입장에서 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지시가 되고 하위의 입장에서 하는 것은 질문이나 건의 바람 등이 되겠죠.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나눔입니다. 내 생각을 나누고, 내 목적을 나누고, 내 모자란 부분을 나누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전달자의 명쾌한 이해입니다. 다음으로는 시작부터 끝까지 초지일관의 커뮤니케이션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은 바른 커뮤니케이션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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