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본 글 중에서 빌 게이츠에 대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IT 분야에서 일해온 저에게는 늘 귀감이 되는 분이죠. 빌 게이츠와 같이 일했던 자금담당이사가 한 말이었는데 “빌 게이츠가 했던 가장 현명한 일 중 하나는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전문가를 영입해 그들이 소신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늘 시스템이라는 환경에서 지내온 제게는 무엇보다도 가슴에 와 닫는 말입니다. 적절한 시기(Just in time), 필요한 전문가 영입(Human Outsourcing), 소신껏 일하게 함(Trust) 이라고 저 나름대로 해석해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시스템이 아주 잘 조직도 적기에 인재를 뽑아 믿고 맡기는 환경이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요즘에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고객 관리가 지나치게 시스템 지향으로 가고 있음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겁니다. 컴퓨터적인 CRM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마치 고객 관리가 다 되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까지는 엄청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시스템이 구축되고 난 후에는 그에 비해 아주 보잘 것 없는 노력을 하면서 CRM 시스템이 잘 못 구축되었다느니, 시스템이 문제가 많다느니 하면서 엔지니어링적인 탓을 하곤 합니다.
이런 생각으로는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언제든지 수정이나 개편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잘못 활용하는 사람은 수정이나 개편이 불가능하고 교체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사람은 그대로 놔두고 애꿎은 시스템만을 탓하고 있으니 CRM은 영원히 성공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CRM은 고객 관계 관리로 고객과 관련된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종합해 각각의 고객이나 고객군의 특성들을 뽑아내고 그 뽑아낸 데이터에 에 기초해 마케팅홍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당연히 평가의 과정도 거치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 깊게 보아야 하는 내용이 바로 시점과 시스템의 한계입니다. 시점은 과거의 고객 행동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는데 있고 그 데이터의 통계만 시스템이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한번 더 풀자면 우리가 사용하고자 하는 미래의 시점이 아니라 과거의 시점 데이터이며 우리가 원하는 분석은 해 주지 못하고 기계적 통계 데이터만을 제공해 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미래라는 시점과 분석이라는 숙제는 누구의 몫일까요? 당연히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시스템 탓만을 하는 어리석음을 계속해야 할까요? CRM은 크게 전략 수립, 시스템 구축, 실행의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 수립 단계로 이 부분은 해당 분야 전문가가 해야 합니다. 전략 수립이 잘못되면 다음 단계는 당연히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또 하나 주요한 사실은 고객(사람)은 관리되어지는 것이다라는 생각입니다. 특히 그 관리도 고객의 관점에서(관리받고 싶어하는 관점)가 아니라 관리하고자 하는 주체자의 관점에서 운영이 되고 있으니 당연히 관리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고객 관리의 제일 전략은 먼저 고객이 관리받고 싶어하는 키워드를 찾아내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관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번 지금의 여러 CRM 시스템들을 보십시오. 그 관리하는 항목(속성)들을 보시면 금융분야의 고객이나, 서적분야의 고객이나, 미용분야의 고객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별, 수입, 주거지, 연령 등등 고객관리를 하겠다고 하는 속성들이 주어진 시스템에 맞추어 관리되어 집니다. 물론 특별히 다른 속성들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앞에 지적했듯 그것도 정작 고객이 관리를 바라는 것인가를 검증하고 만들어 놓은 항목은 아닐겁니다.
말이 좀 장황해졌지만 결론은 이렇습니다. 시스템은 사람을 도와주는 보조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도 그것을 제 때 활용할 줄 모르고 더욱이 비전문가가 활용한다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비즈니스의 성공은 좋은 시스템과 좋은 사람이 만나야 이루어 집니다.
좋은 시스템 만으로, 좋은 사람만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에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고객 관리를 위해 시스템을 도입합니다. 도입하기 전에 서두에 드린 말씀 즉 도입의 적기, 활용 할 줄 아는 전문가, 그리고 그 전문가를 확실하게 믿고 밀어주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시스템은 의미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시스템이 아니고 사람이라는 말이 나온 겁니다. 또한 사람이 없으면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웃소싱 등을 통해 외부를 활용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나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는 갔습니다. 시스템과 사람의 통합이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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