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끔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회의를 가지곤 합니다. 마케팅도 어려운데 거기에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변화무쌍한 개념이 더 있고 더군다나 이 둘을 통합한다는 개념인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를 하고 있으니 뭐 하나도 제대로 할 수 있나 하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특히 “Integrated”에 대한 무게감은 더욱 심합니다. 또한 통합의 반대는 분산이 아니라 그냥이라는 개똥 철학도 한 몫 합니다.
“Integrated”는 통합(統合) 이란 말로 사전적으로는 “조화로운 완성”, “둘 이상의 조직이나 기구 따위를 하나로 합침”, “여러 요소들이 조직되어 하나의 전체를 이룸. 또는 그런 일” 등으로 설명되어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조화로운 합침”이라는 표현으로 정리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마케팅커뮤니케이션에서의 통합은 무엇일까? 형식과 내용의 통합?, 아니면 툴들의 통합? 자원들의 통합?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지금까지 해오던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의 통합? 등등 매우 어려운 숙제입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외길을 걸어오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진리는 손가락 끝을 보지 말고 달을 보자였습니다. 앞의 통합에 대한 고민은 손가락 끝을 보는 것이고 내가 정작 고민해야 할 부분은 달이라는 것입니다. 즉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의 근본 목적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인지, 호감도(브랜드)를 높이고 고객의 만족감(loyalty, 충성도)를 높여 궁극적으로는 매출이나 이익으로 연결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지난 6년간 만나왔던 대부분의 분들은(특히 CEO) 말과 의미에 얽매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궁극적으로는 손가락 끝을 열심히 따라다니고 노력을 하며 투자만 하다가 본래 원하는 목표는 달성할 수 없습니다.
제가 최근에 지인으로부터 질문을 하나 받았습니다. 평소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통합 입소문 마케팅이라 것이 나왔다고 하는데 저와는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처음 듣는 것이라 몰랐습니다. 후에 관련 자료를 찾아 보다가 그것이 유명한 어떤 분이 새로운 개념으로 정리한 “i-WOM”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I”는 당연히 통합(Integrated)이고 WOM(Word Of Mouth)은 입소문이라는 것입니다. 입소문은 다른 말로 버즈, 바이럴이라는 개념과도 통용되어 사용되곤 합니다.
이 분도 요즘 유행하는 “2.0”이라는 개념에 동승해 “마케팅 2.0”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그 핵심내용으로 “i-WOM”이라는 개념을 만드신 것이었습니다. 저자의 생각에 따르면 매스 마케팅 시대는 끝났으며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채널은 TV도 인터넷도 광고도 아닌 친구나 동료, 가족의 추천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입소문, 버즈, 바이럴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통합한 아이웜이 마케팅 파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이며 이것이 마케팅 2.0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맞는 개념입니다. 앞서 제가 고민이라는 부분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내용이던 형식이던 방법론이던 간에 하나로 조화롭게 합친다면 우리 선조들의 지혜인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것이며 요즘 말로는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것입니다. 하나가 합쳐져서 둘이 되는 것이 아니고 셋도 되고 열도 될 수 있다는 개념이 통합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i-WOM”에 대해 설명하면서 “WOM”을 mouth, mouse, mobile, media의 네 가지로 규정했습니다. 즉 입을 통한 소문뿐만 아니라 인터넷(mouse), 모바일, 각종 미디어를 통한 복합 멀티 채널 입소문을 통하면 그 효과는 배증되며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제 용어로 표현하자면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은 처음 기획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되어 추진되어야만 인력, 시간, 비용의 투자를 최소화 하면서 그 효과 측정은 물론 원하는 목표 달성도 이룰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제가 앞서 언급한 대로 통합의 반대는 단순하게 분산이 아닙니다. 지금 현재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입니다. 좀더 부언하자면 무조건 통합이 최선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통합이 제대로 안된다고 다시 분산해서는 안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따라 그 특성에 맞게 또는 자신이 가진 파워(자원)에 맞게 어느 한 분야를 하는 지금의 방법이 맞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전체의 통합이 불가능 하면 부분의 가장 조화로운 합침의 통합이 답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이론은 업그레이드 됩니다, 특히 말 만들기 좋아하는 서양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있지도 않았던 웹 1.0을 뛰어넘어 웹 2.0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낸 것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주장이나 개념들을 무조건적으로 따라 하기 보다는 먼저 스스로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mouth가 더 나은지 아니면 mouse가 더 나은지 아니면 mobile, media 가 더 나은지 냉정하게 파악해 보셔야 합니다. 통합하지 않고 이 각각을 잘해서 성공하는 기업은 얼마든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통합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시간과 비용과 인력도 하나 보다는 더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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