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든 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제가 하는 일인 마케팅(marketing)처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분야가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새로운 용어나 신조어 부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긴 마케팅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진 뜻이 항상 변화하는 시장(market + ing)이라는 의미이니 당연하겠지요. 그렇지만 그 정도가 심합니다. 어제는 니치 마켓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다가 오늘은 블루오션이라고 하고 어제는 체험 마케팅이라고 하다가 오늘은 트라이슈머(trysumer)라고 다르게 부르며 또 어제는 댓글 마케팅이라고 부르다가 오늘은 리뷰슈머(reviewsumer)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용어의 다양성을 말하는 것은 어느 시점에서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고 어느 시점에서는 고객의 입장에서 말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요즘처럼 기업이 작아진 때는 일찍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 기업의 입김이 아무리 작위적이고 조작적으로 움직여도(광고, 홍보)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주는 고객은 비 작위적이고 비 조작적인 정보나 경험에 더 신뢰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더군다나 인터넷이 이처럼 발달하기 전에는 그 신뢰가 자기의 것에 지나지 않는 개인적 사유가 많았는데 이제는 웹 2.0이라고 해서 자기들끼리 개방하고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까지 하니 참으로 기업의 파워는 작아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아니 현장에서 뛰고 있는 저는 느낌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신문에 난 기사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온갖 어려운(새로운?) 각종 신조어들을 쏟아내며 또 한번 소비자의 강력한 파워를 보여주었습니다. “슈머(consumer의 sumer) 마케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주부 시각에서 상품을 평가하고 홍보한다는 마담슈머(madam + consumer),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때 고객이 주도한다는 크리슈머(creative + consumer), 직접 제품을 사용한 뒤 적극적인 홍보맨이 된다는 트라이슈머(try + consumer) 그리고 끝으로 이미 일반화 되었던 앨빈 토플러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인 프로슈머(Producer + Consumer)까지 다양한 신조어들을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얼마전까지 고객(Customer)이라는 단어가 각광을 받다가 이제는 소비자(Consumer)라는 단어가 전면에 부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이 기대만큼 성과를 주지 못하자 이제는 고전인 소비자에게도 다시 돌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촌평을 해봅니다. 그럼 여기서 말하는 고객과 소비자는 어떤 의미일까요?
CRM이라는 용어에서 보듯이 Customer는 연속성 재 구매의 의미가 강한 손님을 의미합니다. 즉 단골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고 Consumer는 단골의 의미보다는 비연속성, 불확실한 재 구매의 특성을 가진 더 어렵고 까다로운 소비자들, 즉 생산자를 제외한 전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지난 학기 강의를 할 때 학생들에게 Customer를 이렇게 설명했었습니다. 고객이란?? ’顧客’이고 ‘孤客’이며 ‘苦客’이다. 설명 드리면 고객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평가하는, ‘顧’자는 顧, 머리 혈(頁)과 품팔 고 (雇)의 둘을 합한 의미로 자기의 머리를 돌려보다, 돌아보다의 손님) 손님인 동시에 자기 자신을 알아봐 달라고 하는 외로운 손님이며 자기 마음에 안들 때는 기업을 괴롭게 하는 손님이다. 반면에 Consumer, 소비자는 냉정하고 내일을 알 수 없는 돌아보지 않는 손님입니다. 고객보다는 기업에 대한 정이 좀 떨어지는 무서운 손님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은 잘하면 관리되어지는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CRM처럼) 소비자는 관리가 어려운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얼마전까지 기업들이 앞다투어 주창했던 “고객은 왕이다”, “고객에게서 배우겠습니다”라는 말은 지나고 이제는 비 연속적이고 비 정형적이고 그 범위나 의견도 고객과는 비교도 되지않게 큰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니 더욱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점점 더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소비자나 고객을 바로 볼 줄 알고 그들의 요구나 속뜻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이 치열하고 무서운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예전의 몇 배의 노력으로도 부족할 지도 모릅니다.
제가하고 있는 메인 분야인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통합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목표와 내용도 바로 이런 소비자나 고객 행동의 효과를 계량적으로 측정하자는 것입니다. 계량적으로 측정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현상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고 그 현상하에서 발생한 결과를 정확하게 수집해야 하며 끝으로 그 데이터들을 가지고 명확하게 분석, 판단하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소비자나 고객의 의도를 따라 잡을 수 있고 리드도 할 수 있습니다.
점점 기업하기 힘들어 지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많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다 들어야 하고, 알아야 하고, 또 분석해야 하는 일이 너무 크고, 많고 광범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걱정은 안해도 될 거 같습니다. 급속한 인터넷의 보급으로 소비자의 목소리가 커졌듯 인터넷만 잘 이용하면 거꾸로 예상외로 쉽게 소비자들의 속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CGM(Consumer Generated Media)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CGM은 소비자가 생성해내는 미디어라는 뜻으로 소비자들이 먼저 경험한 내용들을 게시물 형식으로 온라인상에 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각종 커뮤니티의 자기들만의 포럼이나 칼럼, 블로그 등에서 하루에도 수 십, 수 백건씩 올라오는 내용들이 그것입니다. 신문에 보도된 각종 슈머마케팅이다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덧글
도와줘 SOS 2008/05/09 03:56 # 삭제 답글
zero님 이제 마케팅을 조금씩 공부하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된 글이에요 ^0^너무 잘보고 떠나가요 ~ !!!
PS)저희 블로그에서 트랙백을 이용한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한번 놀러오셔서 어떤지 한번 봐주세요
단군 2009/03/16 17:08 # 삭제 답글
쥔장님,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말이지요, 점점더 기업 하기 쉬워지는 환경으로 변화하는 양상인데요...^^...그 많은 소비자의 의견을 다 들을 필요가진 없습니다...왜냐구요?, 그 많은 소비자들 중에서도 특이하게 그 다른 많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모아서 전해주는 소비자들군이 또 따로 있거든요...이들 의견을 주의 깊게 듣는것 만으로도 기업 하기 상당히 수월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마케터들이 초기에는 조금 바빠도 훙에는 훨씬 일하기가 수월해질 거라는 말이지요...
1102585 2009/07/10 16:04 # 답글
참고합니다.
백원어치 2009/07/28 13:04 # 답글
단군님, 저는 기업하기 더 어려워지는 환경으로 변하는것 같은데요^^일부 소비자군들이 전체 소비자의 의견을 모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사실 CRM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아무 군말없이 떠나버리는 90%의 소비자인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VOC와 클레임을 발생시키는 10%의 고객(기업을 괴롭게 하는 손님)에게는 눈에 보이는 보상을 해주면 같은 편으로 만들수 있지만 90%의 소비자는 어떤 마케팅 수단을 쓰더라도 설득이 안되더라구요. 결국 저희 회사도 어디에선가 알게 모르게 줄줄 새는 고객 VOC들 때문에 어려움에 봉착한 경우가 있습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비자의 의견이 게재되는 채널 관리 역시도 훨씬 어려워 지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회사의 사이트에 있는 고객의 소리에 모든 목소리가 모아졌는데 어느샌가부터는 우리 회사 모르게 안티 카페까지도 생겨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