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복제 문화유전자 밈(meme)

제가 남들보다 뛰어난 점이 하나 있다면 이해력이 빠르다는 겁니다. 새로운 개념이나 용어 등에 뛰어난 해석력을 가지고 있으며 상대에 대한 의미 이해도 무척 빠르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어렵고 이해를 못하는 단어와 개념이 있습니다. 너무 어렵기도 하구요. 아마 제가 생물학의 개념이 없어서 그러지도 모른다고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meme)라는 단어가 바로 그것입니다. 몇 년 전부터 이해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아직도 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의미를 지난 주 상가에서 어렴풋이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나이 들어 처음으로 존경하고 따르고 싶은 어른이 가시면서 그 분의 유지를 따르고 싶고 실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비로소 밈의 의미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 겁니다.

 

가신 분은 제게 동물적인 친족 유전자나 같이 살면서 느껴지는 동족 같은 유전자도 주시지 않았고 나누지도 않았지만 그 분은 제게 느낄 수 없는 그 어떤 무형의 유전자를 주고 가신 것이라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의 감성적 판단일수도 있다는 점도 이해는 갑니다만 그래도 꽤 오래 갈 거라는 스스로의 약속도 있습니다. 동물적(생물학적) 유전자가 아닌 그 어떤 생각의 유전자, 교류의 유전자, 행동의 유전가가 제게 전해졌다고 느껴진것입니다.

 

그동안 사전적 의미로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밈의 문헌적 풀이는 이렇습니다. “(Meme)은 지성과 지성 사이에서 전달되는 문화적 정보의 복제자를 칭하며 1976년에 리처드 도킨스가 문화의 진화를 설명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용어이다. 도킨스는 그의 저서인 이기적 유전자에서 문화의 진화에도 유전자와 같은 복제 단위가 있을 거라는 가설을 세우고 그 복제 단위를 밈이라 불렀다. 밈의 예로 음악, 문구, 패션 유행 등이 있다.”

 

풀이를 하자면 생물학적 유전자와 문화적 유전자가 따로 있으며 이 두 유전자는 아주 다르지만 같은 속성으로 가지고 존재하며 퍼져 나간다는 것입니다. 생물학적 유전자는 귀하고 번식 속도와 전달에 제한성이 있는 반면에 문화적인 유전자는 대중적이고 번식 속도와 전달력이 그것에 비해 수십 배, 수 백배, 수 천배, 수 만배가 넘는다는 것입니다. 더 큰 특징은 유전자 보유자가 굳이 물리적인 노력을 행하지 않아도 스스로 전달되거나 무의식적인 상태에서도 유전자가 전이가 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가신 분이 평소 내 유지가 이랬으니 당신도 이 내 유전자를 가져야 하고 퍼트려야 한다고 말하시지 안으셨지만 제게 유전자로 전달이 된 것처럼 말입니다.

 

성선설이 맞느냐, 성악설이 맞느냐 처럼 어떤 숙명적인 정해진 유전자가 아니라 일생을 존재하면서 듣고, 보고, 느끼고 생각에 따라서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그런 유전자가 밈이라는 생각입니다. 밈도 생물학적 유전자처럼 우성이 있고 열성도 있습니다. 유전적 특성을 지닌 생명체의 현재 존재 가치로 따지는 우성(잘난 유전자), 열성(못난 유전자)이 아니라 잘 퍼져 나가는 문화적 유전자는 우성이고 퍼져 나가지 못하고 그냥 거기서 머무르는 유전자는 열성이라는 생각입니다.

 

우성적 밈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문화적 유전자 밈을 가지고 있는 본래의 실체나 그것을 전달하는(퍼트리는) 매개체의 노력이나 평소의 진실성이 우성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으려고 하고 품으려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그 것에 따라 점차 한, 둘 퍼져나가는 자연스런 현상이 우성입니다.

 

지난 주 일이 있어 대학로에 있는 민들레영토(줄여서 민토라고 부른답니다)라는 차와 문화가 있는 공간을 다녀왔습니다. 그 곳에서 민토 사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오늘날 민토가 있게 하고 이렇게 유명하게 만든 것은 십여명 정도의 열성 전도사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 중에서 14년이 지난 현재에도 한, 두 명은 꾸준히 그 전도사의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 이것이구나 이것이 밈이라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냥 자기들이 좋아서, 따라 하고 싶어서, 남들에게 자기가 가진 것을 알려주고 나누어 주고 싶어하는 유전자가 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킨스가 문화의 진화를 설명하기 위해 그리스어 '미메메(mimeme, 모방)'에기초해 생물학적 유전자 '(gene)'처럼 복제기능을 하는 이러한 문화요소를 함축하는 한 음절의 용어를 만든 것이 바로 밈입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적으로 복제가 되고 전파가 되는 유전자인 밈은 이제 단순히 문화적인 유전자에 한정해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2.0의 개념을 만든 팀 오라일리도 개방, 공유, 참여 등의 다수가 집단적으로 참여하는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등의 포괄적 집합의 개념으로 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의 제목으로 사용하고 통()하는 마케팅,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의 개념이 바로 밈의 일종이 아닐까 하는 주제넘은 생각도 가져 봅니다. 왜냐하면 제 글을 받아보시는 수 백분들 중에는 매주 월요일 아침에 기다려 진다는 분, 그리고 몇몇 분들은 본인의 블로그에 제 난을 만들어 옮겨주시는(복제) 분들도 계시고 또 몇몇 분은 본인의 사이트가 아닌 자기 가 가입한 사이트에 올려주시는(복제) 분들도 계시니 감히 그렇게 생각한 겁니다.   

 

사람의 습관과 평소 사고, 행동 등을 결정하는 것은 분명 생물학적 유전자 진(gene)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본질이 아닌 실제적 습관과 사고, 행동은 문화적 유전자 밈(meme)의 영향이 더 크다는 생각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누가 따라 하라고 하지 않아도 그것이 좋고 하고 싶어하는 가장 인간적인 욕구의 표출이 바로 밈이라는 것입니다.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에도 이런 밈적인 유전자가 필요합니다. 앞에 예로든 민토의 전도사들이 그것이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입소문 마케팅, 버즈 마케팅 등의 바로 이런 밈적인 유전자를 퍼트리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밈이 말초적인 자극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제가 느끼고 배운 분명한 것은 진실성이 있고, 강제성이 없어야 하고, 아주 오랜동안의 인내를 가지고 하는 지속성과 영속성이 있어야 비로소 밈이 된다는 것입니다. 몇몇이 따라 하고(복제) 잠시의 유행 같은 현상은 진정한 밈이 아닙니다.

 

제 식의 해석을 또 하며 정리해 볼까 합니다. 밈은 이제 단순히 문화적, 이기적 복제 유전자가 아니라 사람을 알게 하고, 그때의 시대상을 알게 하고, 서로간의 소통을 하게 해주고 그래서 자기도 실천하고 남들에게 다시 알려주고 싶은 자연스러운 우성 전파 유전자라는 것입니다.

 

끝으로 정리를 하자면 저의 밈의 요건은 이렇습니다.

1) 유익하고 진실성이 있을 것

2) 단기간의 전파성(복제)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일 것

3) 강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퍼져나갈 것(복제)

4) 복제 전도사가 일정 수 이상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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