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진실의 순간)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부터 시작

폴포츠에 이어 여자 폴포츠라 불리는 수잔보일의 동영상이 요즘 세간의 화제입니다. 저는 폴포츠 때에도 그랬지만 수잔보일의 동영상때에도 똑같이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다 같이 느끼셨겠지만 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이라 항상 이 시각으로 바라보곤 합니다이 동영상을 보면서 몇 가지 마케팅적 생각을 해 봅니다.

 

먼저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 “자 이제 진실의 순간(결정의 순간, MOT Moment of Truth)이 왔습니다”라며 심사위원의 Yes, No의 결정을 내리라며 주문을 합니다. 이 진실의 순간이나 결정의 순간은 마케팅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로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순간을 말합니다. A라는 상품을 고르는 순간은 마지막 선택의 시간이지만 그 결정이 있기까지는 여러 선택의 상황이 복합되어 결정이 되지만 마치 마지막 그 선택의 순간만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이렇게 “moment”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 생각을 수잔보일의 MOT 상황에 대비해 보면 이렇습니다. Yes, No를 선택하는 순간은 심사위원의 최종 결정 순간이지만 이 결정을 내리기 까지는 여러 상황들이 엮어져 있습니다. 수잔보일이 촌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순간부터 수잔보일을 보고 느끼는 관객들의 반응, 그리고 마이크 앞에 노래하려고 선 순간, 처음 노래를 시작한 순간, 그리고 점점 깊어지는 고객들의 환호와 반응들, 그리고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순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래가 끝났을 때의 순간 등등이 모두 종합된 순간이 바로 MOT입니다. 그러니 MOT를 결정의 순간적 시간만이라고 이해하면 안됩니다. 아주 순간 같지만 이렇게 여러 가지 들이, 여러 시간들이 흐른 결과에 다름이 아닙니다.

 

MOT란 용어는 스칸디나비아항공 사장이었던 얀 칼슨(Jan Carlzon)
1987
년 “Moments of Truth”란 책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마케팅 분야에서 널리 회자되기 시작했습니다스칸디나비아항공이 일년동안 약 1천만명의 고객들이 약 5명의 직원들과 접촉했는데 그 접촉한 순간은 대략 평균 15초였다고 합니다. 15초 동안의 짧은 순간들이 스칸디나비아항공 전체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15초를 잘 관리해서 칼슨이 회사를 경영한 이후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서 제가 이 15초가 MOT가 아니라고 설명을 해드려도 15초만 잘하면 성공하겠구나 하는 잘못된 판단을 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분명 아닙니다. 보여지는 15초이지만 그 바탕에 깔린 보이지 않는 수억 초의 시간을 바로 보아야 합니다. 이 회사의 광고를 보는 순간부터 안내 데스크 전화를 하는 시간, 안내 직원의 응대 태도 등과 탐승했을 때의 서비스나 청결도, 비행기의 상태 등 사전 기대나 경험들이 어우러진 결정의 순간을 좌우합니다.

 

MOT가 중요한 이유는 사전의 기대치보다도 경험치가 훨씬 중요한데 이 경험치는(서비스 품질, 만족도) “곱셈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즉 아무리 잘 하더라도 어느 하나의 순간만이라도 나쁘면 한 순간에 고객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값에 ‘0’을 곱하면 ‘0’이 되는 이치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모든 경험치의 복합체가 바로 MOT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폴포츠나 수잔보일의 경우로 돌아가 보면 이렇게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는 관중이나 심사위원들의 기대치와 경험치 차이가 결정적으로 작용을 한 겁니다. 만약 폴포츠나 수잔보일이 세련되고 뛰어난 성악가 같은 외모나 태도를 보였더라면 노래가 끝났을 때 나타났던 “믿을 수 없다”거나 “환상”이라는 표현이 가능했을까요? 잘 보시면 이런 표현을 사람들의 바탕에는 이 사람의 겉으로 나타난 상황에 대한 사전 결정의 순간적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 저 정도의 외모나 태도라면 이 정도의 수준일 꺼라는 결정된 기대치를 이미 가지고 있었던거죠. 그런데 그 낮았던 기대치 보다 더욱 높은 수준(경험치)을 보여 주었기에 심사위원이나 관객들의 반응은 그렇게 열광적으로 변한겁니다.

 

기업이나 개인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마케팅을 할 때도 이 기대치와 경험치에 대한 진실된 운영이 필요합니다. 소위말하는 고객감동은 폴포츠나 수잔보일처럼 기대치가 경험치 보다 낮게 잡혔을 때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그 반대로 경험치가 기대치에 못 미쳤을 때는 어떨까요. 실망이 되겠지요. 하지만 기대치와 경험치가 어느 정도 일치했을 때는 그냥 보통 수준이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주는 메시지나 표현, 태도가 너무 높은 기대치를 주게 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기대치 표현에 너무 집착을 합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폴포츠나 수잔보일의 경우에서 보고 알고도 그렇게 하지는 못합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어느 때는 경쟁적으로 이 기대치를 같이 높여서 공멸을 하는 경우도 봅니다.               


제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자주 접하는 것이 기대치를 최대한 강하게 포장해 달라는 것입니다. 화려하고, 멋지고, 과장되게 광고나, 홈페이지나, 홍보 브로슈어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과 상품이나 서비스가 일치하면 그냥 보통 수준은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는 ‘곱셈의 법칙’이 적용돼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게 됩니다. 반대로 있는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경험치를 기대 이상으로 보여주었을 때는 제대로 ‘곱셈의 법칙’이 적용될 뿐만 아니라 ‘기하급수적 증가의 법칙’도 가능합니다.

 

MOT는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웹 2.0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즉 고객들이나 상대에게 그냥 플래폼(가장 기본적인 있는 그대로의 모습, 기대치)만 제공해 주고 나머지는 상대가 알아서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폴포츠나 수잔보일의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고객 감동이나 진실의 순간은 그 시작이 있는 그대로의 진실함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바로 알고 실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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