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지향적 내부 핵심역량이 시장의 성공이다 짧은 글, 짧은 생각

요즘 제가 고민하고 있는 단어가 “공정(公正)하다” 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고 올바른 행위가 공정하다인데 이 공정이 불공정이 된지는 이미 오래인 것 같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들이 전부를 대변하는 듯한 현상들을 보며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힘있는 대기업들의 작고 초라한 중소기업 분야 영역의 진출이 그렇고 어제의 말과 오늘이 다른 위정자들의 말과 행동이 그렇고 예전의 논리나 주장을 시간이 변했다고, 자리가 바뀌었다고 변화라는 변명으로 근본까지 바꾸려는 학자들의 양심이 그렇습니다.

 

어느 분의 글에선가 공정은 ‘공명정대(公明正大)’의 줄임말로 공()은 선공후사(先公後私), ()은 명명백백((明明白白), ()은 사필귀정(事必歸正), ()는 사소취대(捨小取大)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풀어 논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세상사는 이치가 이렇게 되고 국가나 기업 그리고 개인이 이런 생각으로 산다면 살만한 세상이 될 겁니다. 그러나 각종 보도나 실제 주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전혀 다르게 나타납니다.

 

지난 주 보도에 따르면 대기업의 중소기업 시장 진출로 힘없고 작은 중소기업들이 설 자리가 점점 작아지고 나중에는 결국 죽고 말 것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자본주의 시장 논리와 자유시장 논리를 이해한다고 해도 대기업들의 대형마트 진출에 이어 동네 구멍가게까지 잡아 먹겠다는 소형 점포 사업으로 골목 상권 장악까지 노리는 상술은 지나칩니다이뿐 아닙니다. 대형 전자업체들의 정수기 시장 진출, 재벌 기업들의 물류사업 진출, 대형 통신회사들의 전자결제 시장 진출 등은 오랫동안 어렵게 기술 개발로 시장을 만들어 온 중소기업들을 자본, 자유라는 논리로 하루 아침에 지난 몇 십년간의 시장을 무너뜨리고 망하게 하는 살인적인 행위에 다름이 아닙니다.

아무리 자유 시장 경쟁을 말한다 하더라도 이것은 공정한 기업 행위가 아니며 기업가 정신도 아닙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 통용되었던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논리는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으로 정당한 보호주의적인 국가 통제가 보이지 않는 손의 한계를 극복해준 결과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더욱이 산업사회 ‘도농간 격차’보다도 무서운 디지털 사회의 ‘정보격차(digital divided)’는 뉴딜정책같은 적당한 통제나 간여가 공정하다는 논리의 보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우리나라에서도 실행이 되고 있는 공정무역 (公正貿易, fair trade)도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나라나 상품에 대해 필요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의 규제를 하는 보호의 성격을 가지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원한다는 소비 논리로 힘있는 대기업의 무조건적인 시장 팽창은 어느 정도 규제가 되는 것이 공정한 경쟁입니다. 또한 소비자들도 공정한 소비가 되도록 공정한 행동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이기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특히 브랜드 파워에서는 거의 전패에 가깝습니다. 엘지의 정수기가 이름없는 중소기업의 정수기를 이기는 것은 당연하며 대량 싼값 가격 경쟁의 홈플러스 브랜드를 동네 슈퍼나 구멍가게가 이기는 것은 현실에서는 불가능 합니다. 하지만 가끔 예외도 있습니다. KT 1년 전에 시작한 스크린골프 사업에서 최근 철수한 것이 좋은 예입니다. KT라는 초대형 기업이 골프존, 알바트로스 등의 중소 기업의 벽을 뚫지 못하고 시장 진입에 실패한 것입니다.

 

KT가 중소기업 사업영역까지 침범한다는 비난을 들어가며 스크린골프 사업에 진출했지만 중도 하차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혹자는 1년 만에 사업을 포기했으니 그렇지 만약 더 길게 갔다면 다른 분야처럼 중소기업들이 망했을 거라는 말도 하지만 문제는 대기업적인 마인드를 버리지 못한 것이 실패의 근본원인 입니다. 즉 직접 하는 것이 아닌 프랜차이즈형 사업은 가맹점 주의 역할과 철저한 지원이 최우선인데 이것을 모르고 너무 브랜드만 믿고 추진한 것입니다. 가맹점주는 좀 더 좋은 상품과 지원이 있으면 언제든지 옮겨간다는 사소한 원칙을 모른 것입니다.

 

이처럼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이기는 법도 있습니다. 나름의 핵심역량을 찾아내 그것을 무기화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을 차별화라고도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별화 요소를 찾아내면 브랜드 파워를 넘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스크린골프 사업의 사례입니다. 스크린 골프 사업의 핵심역량(核心力量, core competence)을 바로 보고 그것을 잘 활용해 대기업을 이겨낸 것입니다. 핵심역량의 기본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핵심역량은 바로 내, 우리의 내부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절대 대기업의 브랜드 파워를 이길 수 없다는 시장 외부환경 탓을 하기 보다는 우리 사업의, 우리 기업의 내부에서 성공의 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마컴(marketing communication) 컨설팅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나름대로 강한 핵심역량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고전을 하는 이유는 너무 자기 지향적 기술개발 에고이즘으로 내부역량과 핵심역량을 오로지 제품과 기술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고전하고 실패를 합니다. 앞의 골프스크린사업처럼 훌륭한 장비는 기본이지만 가맹점에 대한 외부향적 내부 관리 역량이 뒷바침되었기에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핵심역량이 내부에서부터 나오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 지향점은 시장이나 고객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성공하는 기업의 제 1조건은 분명 경쟁 기업이나 경쟁 상품에 비해 우수한 기술 능력이지만 우수한 상품이 전부 시장에서 성공하지는 못합니다. 고객과 시장에게 만족을 주고 성공한 상품만이 우수한 기술 능력과 우수한 상품으로 인정받고 살아남는다는 사실입니다, 기술력과 상품력이 최고가 아니어도 말입니다.

 

너무 자기 기술이나 상품에 대해 과신하지는 마십시오. 대기업을 이길 수 있는 핵심역량을 내부에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외부지향적 관점이 아니면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며 우수한 기술이나 상품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성공한 기술이나 상품이 우수하다고 평가를 받기 때문입니다. 시장 커지면 분명 대기업 같은 경쟁자가 반드시 진입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이기는 힘은 이런 사실을 모두 이미 알고 대비하는  '틈새업체'(niche player)의 핵심역량을 갖추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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