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업 특성 상 예삿일도 그냥 지나치니 않고 깊이 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연히 지하철에서 밤 깎는 가위를 파는 두 분을 보았습니다. 한 분은 젊은 분이었고 또 한 분은 나이가 좀 들어 보였습니다. 먼저 승차한 젊은 분은 명절 때 마다 밤을 칼로 깎느라 고생하는 것을 해결해 주겠다고 가위형태의 이 밤 깎는 가위를 사용하면 편하고 쉽게 깎을 수 있다고 승객들에게 설득을 하며 가위를 팔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시중에서 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다며 설득을 했지만 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몇 정거장이 지나고 승객들이 타고 내리고 또 다른 나이가 좀 드신 분이 똑 같은 밤 가위를 가지고 타셨습니다. 저는 속으로 저 분 참 재수가 없으시구나. 아까 이미 같은 상품을 가지고 팔다 실패하고 가셨는데 하필이면 같은 상품을 또 팔려고 하셨으니 제가 보기에는 안되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저의 이런 선입견은 보기 좋게 헛된 저만의 생각이 되었습니다.
이 분은 승객들에게 먼저 밤을 보여주며 밤이 몸에 어떻게 좋은지, 특히 중년 여성에게는 어떤 효과가 있는 지에 대해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몇 개씩 정기적으로 늘 먹어야 그런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승객들의 시선 끌기에 성공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호두를 꺼내 같은 방법으로 승객들에게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좋은 밤과 호두도 매일 먹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들어간다며 그 시간을 줄여야 하는 방법으로 손 쉬운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밤 깎는 가위였습니다. 그리고는 밤을 왼손에 쥐고 밤을 돌려야지 오른 손의 가위로 가위질을 하려고 하면 절대 쉽게 깎이지 않는다며 잘 못 깎는 법에 대한 수정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팔기 시작했는데 순 식간에 여기저기서 3~4개는 사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현상이다. 똑 같은 상품을 같은 장소에서 팔았는데 왜 한 사람은 성공을 했고 한 사람은 실패를 했을까? 여러분은 어떤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이 드십니까? 맞습니다. 한 사람은 상품을 팔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이야기를, 정보를 팔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평소 존경하는 교수님이 계십니다. 학문뿐만 아니라 평소의 행동이나 말씀이 머리와 가슴에 콱콱 박히는 가르침을 주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감히 닮으려고 노력도 많이 하고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이 분의 저서 중에 “장미보다 사랑을 팔아라”라는 책이 있습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88가지의 감성 마케팅 전략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책 내용을 간략하게 말씀 드리면 꽃을 팔 때 한 소녀는 "장미꽃 사세요"라고 외치고 다른 한 소녀는 "사랑 한 송이 들여가세요"라고 말한다면 사랑을 판 소녀의 꽃이 몇 배 더 팔린다는 겁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주제는 이렇게 단순한 꽃보다 사랑을 사고 싶은 소비자 입장의 감성적인 심리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또 제 모임에 이 교수님을 모셔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강의에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어느 신도가 신부님에게 신부님 혹시 기도하면서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신부님은 무슨 말씀을 하시냐며 당연히 안 되는 것이라고 말씀을 하셨답니다. 그런데 이 신도가 다시 신부님 그럼 혹시 담배를 피면서 기도를 하는 것은 어떤가요? 라고 물었답니다. 답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당연히 대 환영을 받았겠지요.
왜 똑 같은 현상인데 앞에 것은 용납이 안 되고 뒤에 것은 용납이 되었을까요? 하나는 신부님 입장에서 말한 것이고 또 하는 신도의 입장에서 말한 차이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마컴(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상대와의 커뮤니케이션이나 기업의 마케팅도 바로 이렇게 상대가 원하는 입장이나 이야기를 주어야 합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생산자들은 너무 상품 판매에 몰두하고 집착합니다. 하지만 이미 소비자들은 상품을 사지 않습니다.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가치를 산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또 이 교수님 강의 이야기를 합니다. 왼쪽은 상품의 본래 모습입니다. 그러나 오른쪽은 그 상품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가치입니다. 소비자에게 상품으로 설득할 때와 가치와 이야기로 설득을 할 때 내가 소비자라면 과연 상품을 파는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밤 가위 파시던 분처럼 이야기를 파시겠습니까?
커피 - 당신의 향기, 휴식, 여유, 달콤한 각성제.
껌 - 상쾌함, 심심한 당신의 친구, 심심하지 않은 입
초콜릿 - 사랑의 묘약, 감미로운 유혹
시계 - 신용, 타인의 신뢰, 품위, 약속
안경 - 시원함, 밝은 세상, 새로운 시각, 세상의 확대경
핸드폰 줄 - 친구가 항상 나를 잊지 말아 줬으면 하는 마음
오토바이 - 자유, 세상 끝까지 질주
자동차 - 동반자, 품위, 자부심
자전거 - 지루한 일상으로부터의 탈피, 건강
마컴에 STP전략이라고 있습니다. 시장 세분화(segmentation), 시장 표적화(targeting), 시장 정착화(positioning) 등입니다. 즉 내가 진입하려고 하는 시장에 대해 먼저 자리를 정하고 그 정한 자리 중에서도 맞는 자리를 표적화해서 거기에 잘 정착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장 정착화(Positioning)는 앞에서 제가 길게 설명한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 정착을 뜻합니다. 앞에 시장 세분화나 표적화는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 Positioning은 앞에 신부와 신도처럼 상대에게 다른 차별화를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시장이나 고객 경쟁에서 segmentation이나 targeting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잘 하십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Positioning에서 차이가 나게 됩니다. 즉 얼만큼 깨어있고 소비자 지향적인가의 차이입니다. 이제 나를 버리고 상대 지향적인 마컴을 생각하고 실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경영학과 교수인 마이클 릐뵈프의 명언을 드리며 마칩니다.
내게 옷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세련된 인상, 멋진 스타일 그리고 매력적인 외모를 팔아주세요.
내게 장남감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그 대신에 내 아이들에게 즐거운 순간을 팔아주세요.
내게 책을 팔려고요?
아니에요 대신 즐거운 시간과 유익한 지식을 팔아주세요.
내게 컴퓨터를 팔 생각은 하지 말아요.
기적같은 기술이 주는 즐거움과 이익을 팔아주세요.
내게 물건을 팔려고 하지 말아요.
꿈과 느낌과 자부심과 일상의 행복을 팔아주세요.
제발 내게 물건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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