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이 없는 고객은 없다

제가 지난20052월부터 월요메일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쓰지는 않았지만 한6개월쯤 지났을 때 회의에 빠졌습니다. 일주일내내 월요 메일을 쓰기 위해 눈과 귀를 열어놓고 열심히 주제를 찾아 월요일 새벽에 일어나 몇 시간 동안 글을 써서 지인 분들께 보내드리는데 도통 반응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무반응의 글을 계속 써야 하나? 이렇게 반응이 없는 글이라면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더 이상 글로써의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닌가? 별별 생각을 다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어느 모임에서 제 글을 받아 보시는 몇몇 분들이 저를 보자 제 월요메일에 다한 감사와 일일이 답장을 못해 미안하다는 말씀을 듣고 저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제가 보낸 메일에 대한 응답률이 몇%나 되는지 파악을 해 보았습니다. 지금은 약700분의 지인들에게 메일을 보내지만 당시는200분정도 였는데 약2%정도, 일주일에4명 미만의 분들이 응답을 해 주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료들을 찾아보니 성공하는 이 메일 마케팅의 응답률이3%정도라는 통계자료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2%정도면 나쁘지 않은 수치였지만 저는 회의를 느끼고 있었던 겁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응답륭에 대한 반응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습니다. 제 메일을 받아 보시는 분들이 메일로 하는 응답보다는 오프라인 모임 등에서 말로 표현을 하는 것에 더 익숙한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즉 제 메일을 받아 보는 분들의 특성은 이메일 응답에 반응하는 분들이 아님을 이제는 알고 있어 메일 응답에 대한 반응에 일일이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이 분들은 평소 고마워 하면서도 표현을 하는 것에 서툴기 때문입니다. 이 분들에게 제가 고마워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제가 컨설팅에 필요해 설문조사를 할 경우 하루 이내에 설문에 응답을 해주시는 분들이80%가 넘는다는 것입니다. 평소의 응답을 하는 것에 비한다면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반응입니다.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가 시작되었을 때(보급률이0~5%일 때) 바로 구입해서 써 보는 사람들을 얼리 어댑터라고 부릅니다. 얼리 어댑터들은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지 우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좋아해서가 아닙니다. 그러나 얼리 어댑터와 비교가 되는 슬로 어댑터들은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각종 평가나 고객들의 반응을 모두 다 듣고 좋아서 선택을 한 진정한 고객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반응과 고객은 바로 반응을 보이는 얼리 어댑터가 아닌 슬로 어댑터들입니다. 그런데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급하게 반응을 원하는 경영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진리를 모르고 말입니다. 고객들의 평가는 냉정합니다. 냉정한 평가를 가지고 선택을 하기 때문에 반응도 그만큼 늦게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즉각적인 반응은 없으며 그 반응은 진정한 고객 반응이 아니라는 겁니다.

 

훌륭한 반응이 있는 경우를 고객감동이라고 합니다. 거꾸로 나쁜 반응은 고객 불만으로 이어지고 입소문을 통해 칭찬의 몇 배 속도로 전파되어 기업이 망하는 단초가 됩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고객의 반응을 바로 볼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고객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관리하고 평가하고 데이터로 반영해 시장에 적용을 해야 합니다. 고객의 반응은 우리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기술입니다. 고객의 반응을 바로 보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통상적으로 고객들은 잠재(가망)고객으로부터 시작해서 반응이 있는 고객으로 그 다음이 적극적인 고객과 이탈고객으로 발전을 하게 됩니다. 이런 고객의 반응을 분석하는 데는 대면적인 방법(오프라인)과 비대면적인 방법(온라인, 이메일)이 있습니다. 대면적인 방법은 비대면적인 방법을 보충하고 검증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시간을 절약하고 더 솔직한 반응을 알기 위해서는 평상시의 반응을 체크하고 분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사를 한다고 하는 것은 작위적이어서 솔직한 반응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특히 대면으로 반응을 체크하게 되면 감정이 개입이 되어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싫은 소리를 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더 좋은 방법은 일상에서 평소에 하는 소리를 수집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고객 반응 자료가 됩니다.

 

고객의 반응을 수집하기 위해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검색 엔진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자기들끼리의 커뮤니티나 카페에서 평소에 하는 대화들이 솔직한 감정의 표현입니다. 그들의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고객의 반응을 감지하는 방법이 정확하고 솔직한 반응을 얻는 지름길입니다. 요즘은 더욱 발전해 트위터나 페이스북까지 반응들을 수집하는 것도 가능해져 있습니다. 요즘 제가 비즈니스 하는 분야 중의 하나가 이 방법론입니다. 수 만개의 사이트들에서 고객들이 하는 칭찬이나 불만들을 모두 모아 그 통계를 분석하고 칭찬, 불만의 원인들을 파악(인사이트)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제 비즈니스의 한 분야입니다.

 

우리 나라 고객들은 비교적 칭찬은 인색하고 불만은 쉽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좋지 않은 반응을 나타냈다고 해서 다 불만이라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불만을 나타내는 고객은 최소한의 관심과 애정이 있는 고객입니다. 이런 고객들은 불만의 원인을 찾아 개선을 헤주고 만족하게 해주면 충성도가 높은 고객으로 금방 전환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반응이 전혀없는 무관심한 고객들입니다. 이 무반응의 고객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무관심, 무반응의 고객들도 그들만의 모임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페나 커뮤니티, 트위터 등에서 그들이 무심하게 하는 반응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 관심은 고객 릴레이션이기 보다는 고객의 실제 경험을 파악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에서 한 발 앞선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이 되어야 합니다. 릴레이션십이라는 개념은 모호하고 부정확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고객의 경험은 정확한 반응으로 나타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반응의 개념은 이 정확한 경험의 표현을 말합니다.

 

반응, 즉 경험의 반응은 본래 계획했고 추진하는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의 목표와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를 볼 수 있는 계량화된 데이터의 정량적 분석과 대면 인터뷰 등을 통한 정성적 분석이 적절히 합해져야 더 정확한 수치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는 관리의 기초가 되며 이 관리가 있어야 더 발전할 수 있는 개선의 자료로 사용이 되는 것입니다.(피터드러커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모든 발전은 반응의 측정에서 시작합니다. 반응이 없는 고객들은 없습니다. 반응을 바로 보지 못하고 측정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반응이 없다고 하는 기업의 특징을 보면 대부분 정해져 있습니다. 1)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애초부터 없는 경우, 2)겉치레 반응에만 신경을 쓰고 인사이트(통찰)를 볼 줄 모르는 경우, 3)반응에 대한 무관심이나 무시하는 경우4)판단의 기준이나 가치를 자기에게 두는 경우 등입니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마지막4번입니다. 자기 중심적으로 반응을 측정하고 판단하는 경우 진정한 소리를 들을 수가 없음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반응이 없다고 판단하고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반응 고객을 아예 무시해 버립니다.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에서 강조를 하는 부분이 숨어있는 반응을 몰 수 있어야 하며 무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반응이 없는 고객은 없습니다. 다만 늦을 뿐이고 표출을 하지 않을 뿐입니다. 제가 서두에 말씀드린 포기하고 싶었던 부분이 바로 반응이 없다고 잘못 판단했던 부분과 똑 같습니다. 내 판단 기준으로 판단하고 측정하지 말고 다시 한번 다른 방법으로 반응을 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만약 그 때 잘못했다면 제가 가장 크게 덕을 보고 있는 월요메일을 지금까지 이렇게 쓰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할 뻔 했습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