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자유와 소셜 미디어의 존재감 짧은 글, 짧은 생각

작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등장했던 ‘쥐그림’포스터 사건을 아시는지요? 신문과 방송으로 대표되는 미디어들이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았기에 크게 보도가 되지 않아서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 일겁니다. G20을 앞두고 쥐가 청사초롱을 들고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합니다”라는 지극히 정상적인 카피의 포스터입니다. 언뜻 보아서는 그냥 풍자와 위트가 있는 재미있는 포스터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포스터를 만든 이는 출동한 경찰과 검찰에 의해 어이없게도 G20을 방해하려는 음모라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법원으로부터 기각 당해 해프닝으로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4월에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언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홍보 포스터 22개에 낙서한 혐의(공용물건 손상)로 불구속 기소된 박모씨(39·대학강사)와 최모씨(29)에게 각각 징역10월과 징역 8월의 실형을 구형하는 일이 발생해 다시금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이 공판에서 실형을 선고한 이유는 "박씨 등이 치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야간에 비밀 작전을 수행하듯이 G20 행사에 쥐와 같이 불길한 존재를 그려넣다가 경찰에 발각됐다" "이것은 통상적인 예술행위가 아니라 조직적 범죄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이 선고문에 대해 저처럼 쥐띠인 사람들은 반사적으로 화가 날 겁니다. 12지신상의 하나이고 부지런함의 상징인 쥐를 불길한 존재라고 판단한 것도 우습고 포스터 몇 장 그린 것이 조직 폭력배 선고에서 많이 사용되는 조직적 범죄라는 판단이 어떻게 가능한 지 어이가 없습니다.


만약 토끼나 용을 그려 넣었어도 이런 선고를 했을까요? 토끼나 용은 문제가 없고 왜 유독 쥐에 집착을 한 것일까요? 포스터를 그렸던 박모씨는 쥐를 그린 이유는 단지 G20 G가 쥐와 발음이 같아서라는 아주 단순한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인문학자인 박씨에게 이런 대답은 지극히 당연하고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고 그냥 웃고 넘어갈 풍자나 희극처럼 보여집니다. 하지만 검경은 박씨가 소속해 있는 학술연구모임 회원까지 소환조사하며 점점 확대를 해 나간 겁니다.


제가 이렇게 이 사건을 길게 설명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5 2일 국제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올해 우리나라를 '언론자유국(free)'에서 `부분적 언론자유국(partly free)'으로 강등시켰기 때문입니다. 이 단체가 올해 발표한 `2011 언론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조사에서 언론자유지수가 32점으로 전세계 196개국 가운데 홍콩과 함께 공동 70위로 작년 공동 67위 보다 상승한 것이 아니라 하락한 것입니다.


프리덤하우스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그동안 `자유국' 그룹의 하위에 머물렀으나 이번에 강등됐다"면서 "이는 검열과 함께 언론매체의 뉴스와 정보콘텐츠에 대한 정부 영향력의 개입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며 했습니다. 또 구체적으로 "최근 몇년간 온라인상에서 친북 또는 반정부 시각의 글이 삭제됐고, 정부가 대형 방송사의 경영에 개입해 왔다"며 몇몇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과 뉴욕 등에 본부를 두고 있는 프리덤하우스는 지난 1941년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엘레노어 루스벨트 등에 의해 설립된 미국의 보수성향 민간단체(NGO)로 미국 및 해외의 민주화 및 독재 반대 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 단체의 이사회는 민주-공화 양당의 저명한 정치인 및 정부관료,학계,언론계를 대표하는 인사들로 구성돼 초당적으로 운영됩니다.


이런 보수성향의 단체가 우리나라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만 해도 ‘정치 자유 1등급' 국가로 분류하는 등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단계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는데 이번 강등으로 인권 퇴행국으로 인식되면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오점을 남기데 된 것입니다. 다 아시다시피 선진국 대접을 받으려면 경제적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가 균형있게 골고루 모든 분야에서 발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중국이 아무리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을 해도 후진국으로 인식되는 것은 바로 이 언론의 자유가 통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발표에서 우리나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아태 국가의 35%에 달하는 '언론자유국' 반열에서도 탈락해 아태 지역에서는 언론자유에 관한 한 선진국이었다는 자부심마저 잃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일본(32), 대만(48)은 언론 자유국으로 분류된 반면 우리는 그렇지 못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되었습니다.


이 발표와는 별도로 한달 앞선 4월에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2011년 인터넷상의 자유'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는 인터넷 자유 조사대상 37개국 가운데 9위로 '인터넷 자유국'이 아닌 '부분적 자유국가'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보고서는‘한국 정부가 북한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비롯해 65개의 북한 관련 사이트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고 인터넷 실명제 등 규제 장치와 일련의 블로거 체포 사건 등도 인터넷 자유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한국은 선거에 관한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제약이 다른 민주주의 국가보다 심해 2002년 대선에서 풀뿌리 캠페인과 시민 저널리즘이 퍼진 이후 점진적으로 강화됐다’고 했습니다.


제가 앞에 예로 든 쥐포스터 사건이 이번 판단에 심각한 영향을 비쳤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반대로 자유스럽고 좋은 부분도 분명 많이 있습니다. 정부나 대통령을 풍자하거나 희화하는 것도 하용이 되고 있고 또 대정부 비판적인 글도 분명 허용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단체가 이렇게 판단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일견 비판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보고서의 판단은 어느 한 순간, 한 사건을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지난 1년간의 경과를 가지고 또 더 이전의 자료들을 가지고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이 때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이 바로 원칙성과 일관성 입니다. 우리가 보고서를 만들 때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이 통계 수치입니다. 통계와 확률의 근본이 무엇입니까? 바로 원칙과 변함없는 판단의 기준입니다. 이럴 땐 이런 판단을 하고 저럴 떈 저런 판단을 하는 것은 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기준도 아닙니다. 흔들리지 않는 기준의 영속성이 바로 선진국으로 가는 방향입니다.


전 이런 생각을 합니다. 매스 미디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소셜 미디어가 더 각광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말 그대로 끼리끼리의 정보입니다. 공인되고 더 전문가들이 하는 미디어보다 소셜 미디어가 활성화되고 따르는 이유를 다시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참고로 프리덤하우스의 언론자유 평가보고서(Press Freedom Survey) 1) 법과 제도가 보도 내용에 미치는 영향, 2) 정치적 압력과 통제, 3) 경제적 압력, 4) 실질적인 언론피해사례 등 4개 부문을 신문과 방송으로 나눠 점수를 매긴 뒤 이를 합산해 총점을 100을 기준으로0~30점은 '자유국가', 31~60점은 '부분 자유국가', 61~100점은'비자유국가'로 분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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