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홍보의 기본은 나를 버리는 것 짧은 글, 짧은 생각

제가 2002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관련분야 사업 선배들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가능한 중소기업과는 거래하지 마라, 계약서를 작성해도 소용없다, 조급하게 큰 성과를 바란다, 오래가지 못한다 등등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제가 직접 경험하고 나서는 그 말의 뜻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계약서도, 약속도 중소기업 경영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고 그저 눈 앞에 보이는 단기 성과에만 집착을 하는 행태에 몇 번이고 낭패와 실망을 했습니다. 그 이후 그 선배들의 말을 따르기로 하고 주로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 관공서 등의 일을 오랫동안 해 왔습니다.

그러나 두 해전쯤 평소 좋아하던 선배 중소기업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서 저의 이런 오랜 고정 개념은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실의 상황이 설사 이렇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중소기업도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을 가르쳐주고 얼마나 그것이 중요한 지는 알려주어야 할 것이라는 일종의 소명 의식이 생겼습니다. 돌이켜 보면 오래 전 기자를 할 때 제 담당 분야가 장사동(청계천) 아주 작은 부품 업체들과 구로공단(지금의 구로, 가산 디지털 단지)과 성수동 등 영세 기업들이 몰려 있던 곳이어서 내가 이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도움을 주겠다고 했던 소명감이 다시 떠 올랐습니다.


지금 몇몇 중소기업의 사장님들과 매주 정기적으로 만나 코칭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이제 일년이 넘은 기업은 제가 어느 정도 기업 상황과 그 분야의 분위기를 이해하고 있어 작으나마 도움을 드리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너무 한 곳만 보고 가시는 CEO들에게 엉뚱한 발상과 자극으로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즐겁습니다. CEO뿐만 아니라 임원들 그리고 직원들까지도 정말 자기 분야와 자기 일 밖에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가끔 많이 놀랍니다. 지금은 자기 것만으로 되는 시대가 아닌데 너무 자기 것에 집착과 고집을 부리는 것을 보며 비움과 융합의 진리를 드리려고 노략하고 있습니다.


경영자뿐만 아니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당당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작은 시각으로 큰 것을 보지 못해 더 잘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들을 보며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처럼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 인력이나 조직, 예산을 가지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런 역할을 대신해 주어야 합니다. 홍보 대행사나, 광고 대행사, 프로모션 대행사 등이 그런 일을 대신해 주고는 있지만 이들은 자기 분야에만 충실하기 때문에 기업 전체의 애로사항이나 종합적 방향에는 어느 정도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아무리 진수성찬을 차려주어도 직접 떠 먹지 못합니다. 먹는 도구인 숫가락과 젓가락도 같이 주어야 하고 심지어는 떠서 입에 넣어주고 그냥 씹어 삼키는 것만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문가의 시각으로 또 전문가의 실력으로 중소기업을 바라본다면 절대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서두에 했던 그런 이야기들이 정설처럼 되었던 것입니다. 아주 훌륭한 진수성찬을 차려주었는데 그것도 못 먹는다고 비난과 몰이해를 했던 것입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이렇다는 사실과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 지 말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경영자뿐만 아니라 담당자들도 만나 제 지식과 경험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은 경영자보다 더 모릅니다. 그래서 많이 힘들기도 하고 이해를 시키는데 화가 나기도 합니다. 간접으로 배운 지식들을 가지고, 자기가 아는 그릇된 정보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지금 내가 아는 건 아는 게 아닌데도 정말 답답하게 자기 생각을 고집합니다.


제가 하는 CEO 모임에 모 언론사 사장님을 모시고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주제는 미디어 대응법이었는데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제 저와의 친분이 생겼으니 우리 언론에서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물어보았죠.대답들은 아주 통상적인 자기 지식들이었습니다, 좋은 내용으로만 보도를 해달라, 다른 경쟁 기업보다 더 잘 보도를 해달라, 우리가 보내드리는 보도 자료는 꼭 게재해 달라 등등 입니다. 그런데 이 사장님의 말씀은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그런 것들은 담당자와 기자들에게 맡기고 경영자들은 정말 어려운, 특히 우리 기업에게 대해 부정적인 오보나 잘못된 내용이 있을 때 빼달라고 전화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기사를 내달라고 전화하지 말고 기사를 빼달라고 전화를 하라는 것입니다.


하물며 최고경영자들의 생각도 이러한데 전문분야도 아니 담당자들(중소기업은 특성상 총무나, 영업 등을 하는 직원들이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겸직합니다)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이들에게 처음 하는 부탁이 내가 전문가이니 내용은 얼마든지 가르쳐줘도 좋으니 미디어 대응이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은 무조건 따라달라는 것입니다. 전문가인 내 의견을 따라주고 비전문가인 담당자는 내용만 잘 챙기면 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자기 기업의 홍보자료를 작성했는데 무조건적인 일방성의 자기 자랑이었습니다. 그러면 안된다고 최고라는 느낌은 읽는 독자들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누누이 설명을 해도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런 것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광고를 하라고 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보도는 광고 보다는 수배의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광고 예산이 없는 중소기업의 최고의 수단은 기사 보도입니다. 보도자료는 이런 중소기업의 최초이자 최고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따라서 이 수단은 내 입장과 내 목적적이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우리 상품이나 브랜드를 대하는 소비자나 기사를 읽는 독자들의 입장과 상대 목적적인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또 자주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 상품이 좋고 일방적인 자랑을 하려면 자기에게 자기 회사 직원들에게만 하고 자기들이 구매하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것을 이해하고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소비자 지향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뻔한 사실을 머리로만 알지 가슴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실행하는 중소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대충 아는 것이 가장 무섭습니다. 경쟁 기업은 이렇게 하니까 유명해 지더라, 저렇게 하니까 매출이 늘어나더라, 또 이렇게 하니까 언론에 잘 나오더라 등등 직접하지 않은 것들을 자기 지식이나 경험인양 하는 아집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그르치게 합니다.


언론에 잘 나오게 하려면 우선 담당자나 언론이 좋아하는 보도 자료를 만들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우리 상품이나 기업이 유명해 지게 하려면 당연히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합니다. 경영자가 마음에 들고 담당자가 만족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자급자족하면 됩니다. 이제 내 것을 버리고 우리의 대상이 원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합니다.잘하려면 나부터 버리고 비우라는 큰 진리를 다시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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