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뒤집으면 진리를 볼 수 있다 짧은 글, 짧은 생각

제가 좋아하는 단어중의 하나가 거꾸로입니다. 마케팅에 역발상이라는 의미와 경영 쪽에서는 “Good Benchmarking 보다는 Bad Benchmarking을 하라라는 말과도 의미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대학시절에 학보사에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신문은 기자들이 쓴 원고를 가지고 납으로 된 활자를 하나하나 뽑아 조판을 하고 그 조판 본을 가지고 신문을 만들곤 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기이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활자를 뽑는 분들이 제 원고를 바로 보는 것이 아니라 뒤집어서 거꾸로 글자를 보고 뒤부터 활자를 하나씩 뽑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쭈어 보았습니다. 아저씨 왜 원고를 뒤집어 보세요? 그러면 글자가 더 잘 보이나요?... 그 분의 답을 듣고 전 너무 많이 놀랐습니다. 이 사람아 자네가 쓴 원고를 그대로 자네처럼 읽으면 자네가 틀린 오탈자를 그대로 따라 뽑을 거 아닌가. 이렇게 거꾸로 보면 자네가 보지 못한 오탈자가 더 잘 보이고 난 자네처럼 틀리지 않고 바로 뽑을 수가 있어 이리하는 거야



정말 맞는 말입니다. 그냥 자기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의식속에서 아는 것을 그대로 뽑는다면 오탈자가 제대로 보일 리가 없지요. 또 하나 놀란 건 당시 대통령이름이 나오는 활자는 이미 고무줄로 수십개 이상은 미리 뽑아나 묶어 두고 그 단어는 통째로 뽑아 쓰더군요. 그래서 또 궁금해 여쭙니다. 왜 그 단어는 그렇게 미리 많이 만들어 놓으신 겁니까? 다시 대답을 하십니다. 이 단어는 가장 빈번히 사용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급하게 작업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대통령(大統領)을 견통령(犬統領)으로 잘못 뽑는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지요. 매일매일 촌각을 다투고 신문을 인쇄해야 급박한 시간에 이런 실수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당시가 80년대라 대통령을 감히 견통령이라하면 바로 감옥에 가는 시기였기에 이미 시행착오를 겪은 뒤 자구책으로 그리한 겁니다.

또 제가 글을 쓸 때나 강의를 할 때 자주 사용하는 캠브리지대학의 연구 결과입니다.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한 단어에서 글자가 어느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고 처음 시작하는 단어와 마지막 단어가 바르게 되어 있는가에 집중해 그 문장을 이해 한다는 것입니다. 즉 중간에 어느 글자가 잘못 배열되어 있어도 글자 하나하나를 읽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알고 있는 두뇌 속의 단어를 연상해 그것으로 인식하고 글자가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문장의 주제와 뜻을 파악하고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무서운 오류입니까? 또 이런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좀 오래되긴 했지만 하버드 대학 지프교수(언어학)지프의 법칙(The Law of Zipf)”이라는 것입니다, 이 법칙에 따르면 사람들이 쓰는 단어들을 사용 별 횟수로 순위를 메겨 보았더니 결과는 단어 사용 빈도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소수 단어와 아주 적은 횟수로 사용되는 대 다수의 단어들로 양분된 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것입니다. and’ 나 ‘but’ 같은 단어는 매우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데 이렇게 많이 사용되는 단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지프의 법칙은 자기가 아는 단어에 매우 집착과 사용성이 강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결과 입니다.


오래 전 베스트셀러이고 현재는 스테디셀러인 명상가 크리슈나무르티의 “자기로부터의 혁명”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진리의 열쇠는 자신 안에 있으며 따라서 자기응시를 통한 자기인식 속에서만이 시간에 속하지 않은 영원하고 불멸하는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라고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바른 것이고, 내가 본 것이 전부를 본 것인지를 끊임없이 자기 응시를 하고 자기 인식을 하며 되뇌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만이 진정한 진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원고를 거꾸로 뒤집어 작업 하듯이 말입니다,


컴퓨터에 보면 베드 섹터(bad sector)라는 것이 있습니다. 섹터는 컴퓨터의 저장장치에 구분해 놓은 정보 기록 영역의 단위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보저장의 개념입니다, 그런데 이 저장에 문제가 생긴 것을 베드섹터라고 합니다. 이것을 잘 정리하면 컴퓨터의 성능은 매우 좋아집니다, 반대로 잘못된 베드 섹터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컴퓨터의 성능은 급격하게 나빠지게 됩니다. 우리는 컴퓨터처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베드 섹터를 만들어 가고 비우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을 채우기에만 바쁘고 자기가 잘못 알고 이식하는 베드 섹터를 버릴 줄 몰라 대통령이 견통령이 되어도 모르는 것입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좋음’(good)나쁨’(bad)을 다 같이 관리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벤치마킹을 한다고 하면 무조건 굿 포인트만 찾으려 합니다, 이 굿 포인트만을 보려 하면 정말 중요한 베드 포인트는 보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실패에서 교훈을 찾으라는 말도 있고 책도 나와 있는 것입니다,

모두에 말씀 드린 것처럼 나쁜 부분은 좋은 부분 보다 성장이 몇 배이상 빠릅니다, 좋은 부분은 농약도 뿌리고 가꾸어야 자라지만 나쁜 부분은 잡초처럼 관리하지 않아도 농약을 뿌리지 않아도 엄청난 속도로 자랍니다, 태생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그렇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잡초 같은 것들을 작을 때 뽑아내지 못하면 나중에는 수십, 수백 배의 노력을 해야지만 뽑아낼 수가 있는 것입니다, (잡초근성이 이래서 나온 말이겠지요)



역발상(逆發想)은 역으로(거꾸로, 거스르면서) 생각하다 라는 뜻으로 기존에 알고 있다는 것들을 버리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라는 교훈입니다, 현재 아는 것, 가지고 있는 것들을 거꾸로 보고 거스르면서 생각하게 되면 더 성장하게 되고 창조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매우 어려운 작업이지만 처음부터 거꾸로 보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문사 문선공(활자 뽑는 사람)처럼 원고를 뒤집어 읽는 것이 익숙해 지면 자기가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의 탈출,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버림, 일상에서의 편한 반복으로부터의 반항이 더 새롭고, 더 창조적이고, 더 발전적인 아름다움으로 탄생될 것입니다.



역발상의 법칙(Weird Ideas That Work)이란 책에는 다음과 같은 12가지의 역발상 법칙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1) 기업 코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고문관’을 고용하라

2) 당신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고용하라

3) 필요 없는(혹은 필요 없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고용하라

4) 면접에서는 사람을 보지 말고 아이디어를 보라

5) 상사나 동료를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은 굽히지 마라

6) 잘 지내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싸우게 하라

7) 성공하든 실패하든 상을 주어라. 나태한 사람은 처벌하라

8) 실패할지도 모르는 결정을 내린 후 모두에게 분명히 성공한다는 확신을 주어라

9) 말도 안 되는 것을 생각해 내고 실행 계획을 세워라

10) 돈에만 신경 쓰는 사람은 피하든지 딴청을 부려 지루하게 만들어라

11) 당신이 직면한 문제를 이미 해결한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마라

12) 과거를 잊어라. 특히 과거의 성공을 잊어라.


좀 오래된 법칙이지만 이 중에서 맨 마지막 법칙이 제가 말하려는 주제입니다. “과거는 잊어라. 특히 과거의 성공을 잊어라는 내 것을 뒤집는 지혜이며 용기입니다. 내가 들은 것, 본 것, 아는 것이 진리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안주에서, 오만에서 벗어나는 열쇠가 뒤집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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