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2월 14일 Posted title : 특별한 브랜드 접점관리, 숫자
지난 연말 평소 많은 가르침과 격려를 주시던 한세대학교 광고홍보학과 신모교수님으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로 받았다.

책 제목은 “1000개의 히트광고”이고 부제로 “소비자의 마음에 적중하는 히트 광고 15원칙”이다. 신교수님은 이 책을 만들기 위해 3년간 1000여개의 광고를 수집하고 그 속에서 공통적으로 성공한 원칙을 찾아냈다고 한다. 마케팅적 관점, 커뮤니케이션의 관점, 심리학적인 관점, 광고 전략과 크리에이티브 관점에서 다양하게 접근해 15개의 키워드를 얻었는데 브랜드, USP, 편익, 우월성, 포지셔닝, 이미지, 변신, 제품 의미, 공감, 가치, 관련, 지극, 기호, 비유, 캠페인 등이 그것이라고 한다. 좀더 자세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브랜드가 최우선이다.
2. USP(Unique Selling Point)를 찾아라.
3. 편익을 내세워라.
4. 우월성을 높여라.
5. 포지셔닝에서 이겨라
6. 이미지를 지켜라.
7. 과감히 변신하라.
8. 제품 의미를 알라.
9. 공감케 하라.
10. 가치를 높여라.
11. 관련시켜라.
12. 강한 자극을 주어라.
13. 기호를 찾아라.
14. 비유하라.
15. 캠페인으로 가라.

그리고 이책의 후반 부록에 보면 ‘미국 광고 100년- AdAge 선정 100대 광고 캠페인’이 실려 있다. 신교수님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다만 숫자를 통한 메시지 전달을 자세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였다.

한때 시내 서점가에서는 이 숫자로 된 제목의 책들이 상위권을 휩쓴 적이 있었다. ‘선과 악을 다루는 35가지 방법’,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등이 그것이다. 이 밖에도 너무나 유명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도 있다.

왜 이렇게 숫자와 연관된 책 제목이 많은 것일까?
우리가 어려서부터 4지 선다형이라는 구조에 익숙해 저서일까? 아니면 비즈니스에서나 생활에 있어서 평가의 기준 잣대가 숫자로 이루어져서 일까? 둘 다 일리가 있어 보인다.

숫자는 이미 우리들의 일상에서 매우 중요하고 빈번하게 접촉하고 있는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코드가 된 지 오래이고 요즘 없으면 못사는 인터넷에서도 TCP/IP라고 하는 약속된 규칙인 프로토콜도 숫자로 되어 있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이런 숫자는 회사를 알리는 홍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출이나 이익, 성장률, 마켓 쉐어, 관련업계 순위 등등으로 설명하면 그 회사의 위치나 포지션 등을 쉽게 연상하게 된다.

또 있다. 요즘 기업들이 한창 열을 올리고 추진하는 ‘6(식스) 시그마’운동도 숫자로 되어 있다. 최근 기업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더블 1000’(원화 1000원, 주가 1000대)이라 불리는 경제 용어나 업무상 시간.속도 등의 목표기준을 정할 때 '30''50' 등으로 맞춰진 고정관념을 깬다는 의미로 SK그룹이 최근 표방하고 나선 '29 경영' 등도 숫자로 된 것이다.

마케팅홍보와 관련된 브랜드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조금 오랜된 자료이긴 하지만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1999년 이후 숫자로 된 제품명이 1000건 이상 나와 하루 평균 3개 이상의 숫자 제품이 출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표인 ‘자일리톨 333’, ‘덴탈크리닉 2080’, 남양유업의 ‘이오’, ‘비타 500’, ‘여명 808’ 등이 대표적이다. 이 숫자 브랜드는 단순하게 나온 것이 아니라 심오한 속뜻이 숨어 있다고 한다.

‘자일리톨 333’은 3가지 기능성과 3배의 풍부한 향, 그리고 3가지 맛의 제품이라는 의미이고 ‘덴탈크리닉 2080’은 세계구강 보건학술대회가 채택한 치아건강 캐치프레이즈 ‘8020’에서 따온 것으로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 유지하자’는 의미라고 한다.

남양유업 ‘이오’는 인체에 꼭 필요한 성분인 칼슘, DHA, 비타민, 충치억제물질, 비피더스 등 5가지 성분이 들어있다는 뜻이고 ‘여명 808’의 808은 808번의 실험 끝에 상품화에 성공했다는 뜻이라고 한다.

최근에 젊은 세대로부터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는 ‘C.O.A.X'는 낯선 숫자인 76을 내세워 콕스의 상징으로 활용했다. 76은 유럽에서 히피 문화가 처음으로 정착된 해를 의미해 이처럼 브랜드를 정했다고 한다. 과연 젊은 고객층이 그 브랜드의 의미를 처음부터 알고 제품을 결정했는지 의문이지만 청년문화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히피의 이미지를 젊은 감성에 어필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A6’라는 숫자 브랜드도 콕스처럼 좋은 반응을 얻어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나 마케팅에 있어서 숫자 브랜드를 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숫자 브랜드가 문자 브랜드보다 기억하기 쉽고 이미지 전달도 빠르며 앞에 설명처럼 상품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전달해 한 번 들으면 바로 기억 할 수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요즘처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브랜드 홍수 시대에는 브랜드접점 관리(Brand touch point management)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고객이 브랜드를 만나게 되는 접점은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구매 전 경험, 구매 시 경험, 구매 후의 경험 등으로 여기서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것이 바로 구매 전 경험이다. 구매 전 경험은 고객이 브랜드에 대한 구매 전 지식을 얻는 최초 접점으로 이것이 향후 구매 결정에 적극적으로 작용하는 요소가 된다.

숫자는 이러한 고객의 최초 접점에서 고객에게 명확한 상품 컨셉 전달과 이미지 창출 기여에 일등 공신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브랜드 뿐만 아니다. 각종 마케팅에서도 숫자를 활용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유통업체인 까르푸는 숫자마케팅을 자주 사용한다. ‘행운의 숫자를 찾아라’라는 이벤트에서는 TV광고 속 숫자와 매장내 포스터 숫자를 찾아 더하여 응모토록 하는 창사 7주년을 맞아 우리가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 `럭키세븐 대축제`를 개최해 즉석복권에 포함된 7의 개수에 따라 상품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최근 조선일보도 ‘모닝플러스’ 오픈 100일을 맞아 ‘황금열쇠를 잡아라’라는 숫자 이벤트를 열고 홈페이지에서 행운의 숫자 5자리를 입력해 상품을 주고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도 ‘2005’ 숫자마케팅을 열고 2005명에게 복(福)자 스티커가 붙은 복 달걀을 증정하기도 했다.
싸이월드도 을유년을 맞아 ‘싸이’를 뜻하는 숫자 ‘42’를 기준으로 ‘사이좋은 학교’ 이벤트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쇼핑몰 우리닷컴도 작년 창사 3주년을 맞아 `333 대축제' 이벤트를 펼쳐 `3년 장수 상품전', `30% 세일 상품전', `히트 상품 300선' 등 숫자 3을 이용한 다양한 기획전을 열기도 했다.

이와는 별도로 TV 프로그램에도 숫자 타이틀이 등장하기도 했다. ‘7080’이라는 노래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70년대 80년대 대학시절을 보낸 세대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최고의 타이틀로 인식되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이미 알려진 것들이 신세대들의 ‘1318’이라든가 ‘2030’, ‘4050’ 등이 연령층을 대변하는 숫자로 쓰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마케팅에서 숫자가 활용되고 있다.

요즘처럼 디지털, 인터넷 시대에는 숫자의 활용추세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객이 점점 감성적으로 발전하고 스피드화로 치닫는 사회에 숫자만큼 고객에게 쉽게 어필할 수 좋은 도구이기 때문이다.

숫자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숫자는 마케팅에서 고객들에게 단 시간내에 인지시키고 제품의 컨셉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 앞으로도 더욱 많은 숫자 브랜드 상품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숫자 마케팅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앞에 열거한 여러 장점 때문에 많이 활용되지만 세계적 반도체 회사인 인텔처럼 숫자브랜드를 포기하는 회사도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새로 칩을 개발할 때 마다 숫자로 된 제품명을 사용했다. 4004, 8080, 8086, 8088 등이 그것이며 우리가 예전에 익숙하게 사용했던 286 컴퓨터니, 386컴퓨터니, 486컴퓨터니 부르던 것도 인텔의 80286, 80386, 80486 칩을 사용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는 더 이상 이런 숫자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다. 당연히 80586으로 붙여 586컴퓨터라고 불렀어야 했지만 586이란 숫자 대신에 그 유명한 펜티엄이라고 이름을 바꾼 것이다.

인텔이 갑자기 수십년의 정책을 변경해 이름을 바꾼 이유는 더 이상 숫자 브랜드로는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차별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숫자마케팅이 만병통치약은 아닌 것 같다. 제품의 특성, 고객의 인지, 시장 상황 등과 적절하게 조화가 될 때 본래 의도한 성과가 달성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Posted by zero | 2005/02/14 09:21 | 기고문 | 트랙백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space4u.egloos.com/tb/94144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팟찌 at 2005/02/15 13:30
링크 신고에염~ ^^ 좋은글 잘 보겠습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현장에서 느끼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斷想들
by zero 이글루스 피플
카테고리
전체
짧은 글, 짧은 생각
기고문
방명록
프로파일
최근 등록된 덧글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
by 지나가다 at 08/05
항상 좋은글 잘 읽고 있..
by 정용민 at 07/07
복잡하지 않은 이론이지..
by phice at 07/01
그 소통의 힘이 절실히 ..
by 나르사스 at 05/19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by NB세상 at 05/14
zero님 이제 마케팅을 ..
by 도와줘 SOS at 05/09
창조경영과 웹 2.0 컨셉에..
by 방필수 at 04/30
제 블로그에 담아 갈께요;;..
by 권재한 at 04/1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by 윌리 at 03/13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by NB세상 at 02/27
이전 블로그
more...
이글루 링크
라이프 로그
rss

skin by 에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