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2월 16일 Posted title : 시그널 마케팅과 검색 로봇, 채팅 로봇
징조(徵兆)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나려고 하는 조짐. 어떤 일이 생겨날 것을 예상하게 하는 조짐. 전조(前兆)”라는 의미이다. 이 의미가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과 접목되면 어떻게 될까? 우리들 일상사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으며 나쁜 징조일 경우에는 사전 예방을 통해 대비하고 좋은 징조일 경우에는 이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개미가 떼지어 이사하면 비가 온다'는 말 속에 숨은 뜻은 습기에 민감한 개미와 거미의 움직임을 보면 비가 내릴지 그칠지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미는 저기압 상태가 되면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안전한 곳으로 집을 옮기는 사전 조짐을 보이고 반대로 거미가 먹이를 잡기 위해 집을 짓기 시작하면 비가 그칠 징조라고.한다. 또 이런 말도 있다. "오뉴월 청풍 세번 불면 대풍이 든다.” 이 말은 청풍은 북풍으로 모내기 해놓고 북풍이 불 때는 해충을 동반하지 않으므로 북풍이 부는 해는 벼에 해충피해가 적어 풍년이 든다는 숨어 있는 뜻이 있다.

이처럼 사전의 어떤 조짐을 보고 그에 맞게 대처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인다. 과학의 발달로 대규모 지진이나 화산 폭발과 같은 재앙의 징조를 미리 알고 대피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지진이나 화산 폭발의 징조를 미리 관측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관찰해 사전에 대처하는 것도 어쩌면 징조 분석 대비 시스템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마케팅이나 홍보에서도 이런 징조나 사전 시그널을 이용한 활동들이 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징조 마케팅이나 시그널 마케팅이라고나 할까?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필립 코틀러 교수는 이와 비슷한 내용에 대해 이미 ‘예견형 마케팅’이라고 정의한 바가 있다. 예견형 마케팅은 고객들이 원하는 적기(Just in time)를 알고 조짐을 미리 분석해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고객들이 원하는 숨어 있는 니즈를 미리 알아내 앞서 실행하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어찌 보면 필자가 말하는 징조 마케팅이나 시그널 마케팅과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코틀러 교수의 예견형 마케팅은 실시간, 즉 적시성에 중점을 둔 것이고 징조 마케팅은 적시성이라는 의미보다는 시간 보다는 사전 대비성에 더 중점을 둔 것이라 하겠다. 기업의 마케터들은 고객을 잡기 위해 적시에 가치있고 고객이 흥미로워 하는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바로 이런 의미를 말하는 것이다. 고객의 현재 상황과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마케팅이 성공하는 것이다. 시기성, 이벤트성, 지역성 등등에 맞춘 마케팅을 말하는 것이다. 물이 좋지 않아 좋은 물에 대한 고객의 욕구가 강한 지역에서는 적기에 경쟁사 보다 먼저 생수를 만들어 팔아야 하며 지금처럼 주 5일 근무제가 되면 고객의 니즈를 먼저 파악해 그에 맞는 레저 상품을 개발한다든지 또 최근 웰빙 열풍이 불자 고객들의 마인드를 사전에 감지해 명상 편의방이 등장해 성공하는 것 등이 바로 코틀러 교수가 말하는 예견형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징조나 시그널은 이 차원과는 좀 다르다고 하겠다.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어떤 사전 신호나 징조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으며 일종의 통계, 확률적인 측면에서 분석되고 관리 되어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홍보 부서나 홍보 대행사에 근무하는 분들은 ‘검색 로봇’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각종 미디어가 쏟아내는 정보의 양과 종류가 너무 많아 일일이 다 검색이 불가능하니 사전에 원하는 키워들 등을 입력해 놓고 찾아보는 것이다. 검색 로봇은 온라인상에서 고객이 원하는 내용들을 원하는 포맷과 형식으로 하나도 빠짐없이 잘 찾아준다.

뿐만 아니라 검색엔진은 단순한 관련 단어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단어 그리고 부정적인 단어를 통해 우리 기업이나 또는 업무에 대한 언론사나 여론의 동향도 가늠해 볼 수 있다. 따라서 긍정적인 징조를 보이는지? 아니면 부정적인 징조를 보이는지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기업의 위기관리에도 이런 시스템이 일조를 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일을 로봇이 다해 주는 것은 아니다. 로봇은 단순이 찾아 주기만 할 뿐 우리 기업이나 상품에 대해 고객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지 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지는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분석해서 판단해야 한다. 아직까지 통계나 확률적인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만약 이 징조들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면 소위 말하는 기업위기 관리 시스템과 접목해 지금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초기 단계인지? 아니면 안티로 발전할 수 있는 주의 단계인지? 아니면 당장 대처하지 않으면 위기가 도래할 지도 모르는 위급 단계인지 등을 판단해 그에 따른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모르고 위기 상황이 이미 다 터진 후 부랴부랴 대응하려고 한다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것이다.

징조나 시그널은 바로 이런 위기에 대응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는 것이다. 앞에 언급했던 대지진이나 화산폭발의 징조를 사전 감지해 대피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검색 로봇은 이 징조를 사전에 알려주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판단은 사람에게 맡기고.

이런 검색 로봇들이 이제는 더욱 진화한 것 같다. 이제는 인터렉티브한 기능을 가지고 사후 검색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전에 고객들과 의사소통을 할 정도로 발전했다고 한다. 채팅 로봇 기능을 이용해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심심이(www.simsimi.pe.kr) 등이 이런 인터렉티브 로봇으로 메신저 상에서 고객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든 소프트웨어이다. 중고생 등 젊은층에서 널리 쓰이는 메신저 ‘버디버디’는 청량음료 회사와 제휴를 맺고 메신저로 이 회사 마케팅과 홍보를 대신하고 있다. 네티즌이 이 회사 아이디를 메신저 친구로 등록하면 상품 관련 아바타 의상과 소품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도 있고 회사에서 주최하는 각종 이벤트 정보도 쪽지로 날아든다.

회사원들이 많이 쓰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SN은 지난 7월부터 ‘MSN 봇 (로봇’의 줄임말) 서비스’를 시작으로 로봇 채팅을 활용한 마케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서비스는 메신저의 채팅과 알림 기능을 이용해 고객과 기업간에 실시간 인터렉티브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코스닥 증권시장’을 대화상대로 등록하면 관심종목 주가조회, 주가 종합지수, 매매동향 등 각종 정보가 실시간으로 대화창에 뜬다. 이외에도 롯데닷컴의 쇼핑 및 할인 정보, 메가박스의 영화정보 및 조회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인터렉티브 로봇 채팅서비스는 고객들에게는 편리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며 기업들에게는 효과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다.

검색 로봇이나 채팅 로봇은 인간의 편의에 의해 만들어진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일종의 프로그램일 뿐이다. 이 로봇들은 마케터들이 수행하던 업무를 기계적으로 훨씬 뛰어난 능력으로 대신해 준다는 장점으로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로봇은 사람처럼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없다. 따라서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의 일부 수단으로 사용해야만 성과가 있는 것이며 전적으로 의존하거나 확고한 사용 컨셉이나 사후 활용안 등이 없이는 효율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아무리 검색 로봇이 징조를 알려준다 한들, 그리고 채팅 엔진이 아무리 고객과 인터렉티브한 대화를 한다고 해도 사람이 해야 하는 정말 중요한 일은 따로 있는 것이다.

Posted by zero | 2005/02/16 16:46 | 기고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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