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18일 Posted title : 엄브렐러 브랜드, 카멜레온 브랜드

얼마 전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재미있는 문구를 하나 보았습니다. 50년 전 있었던 미국 500대 기업 중 현재까지 겨우 80개만 살아남아”… 우리 기업들의 이름(브랜드) 유지율이 30년이라는 생존 역사를 알고 있는 제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마케팅의 선진국이라며 끝없이 이론과 전략을 만들어 내는 미국 기업들도 겨우 50?   

 

세계적 경영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성공한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집중(focus), 확장(expand), 재정의(redefine)의 성장 사이클을 따라 발전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지속 성장의 제1 조건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가진 핵심 사업을 가지는 것’이고 이후 확장 단계에서는 강력한 핵심 사업을 바탕으로 인접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며 끝으로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업계 지각변동이 일상화 되면서 회사의 전략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는, 즉 어떻게 재정의하고 부활시킬 수 있을 것인가라고 합니다.

 

이런 집중과 확장은 브랜드에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엄브렐러 마케팅(umbrella marketing) 또는 엄브렐러 브랜드(umbrella brand)라고 부르는 것이 그것인데 핵심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위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마케팅을 말합니다. 우선 집중해서 핵심 브랜드를 만들고 그것이 성장하면 하위로 확장하라는 것입니다. 반면에 새로운 제품은 핵심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엄브렐러(통합형 브랜드)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가지처럼 창조되어야(재정의) 한다는 전혀 다른 주장도 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brand’는 ‘burn’을 의미하는 고대 노르웨이 단어인 brandr(불에 달구어 지지다, 화인하다)에서 파생되었다고 합니다. 가축 등에 불로 달구어 자기의 이름을 낙인하는 것이 그 유래라는 것입니다. 내 것과 상대의 것을 구분 짓게 하자는 목적이니 지금의 브랜드 개념과 다르지 않습니다. 상대와의 다름(차별화)과 우위(특성화)를 브랜드로 표현해 마케팅의 목적을 달성하자는 것입니다.

 

제가 항상 드리는 말 중의 하나가 “이제 고객은 자동차나 신발을 사지는 않는다. 다만 나이키나 SM7을 사는 것이다”입니다. 그만큼 이제 이름(브랜드)은 신뢰, 이미지, 구매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 것이기에 기업의 최일선 전투병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분들이 브랜드에 대한 개념이나 중요성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베인앤컴퍼니의 분석처럼 집중(focus), 확장(expand), 재정의(redefine)는 처음에는 집중해서 신뢰를 쌓으라는 의미이고 다음으로 이미지로 확장을 하라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다른 성장을 위해 재정의를 통해 다각화하는 뜻입니다. 지난주 이명박대통령도 광복절 기념사에서 국가 브랜드에 대한 언급을 하며 국가 브랜드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믿을 수 있는 한국, 매력있는 한국, 성장하는 한국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무엇에 집중하고 어떻게 확장해 나갈지는 지켜볼 일이고 적어도 이런 개념 정도는 가지고 운영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SK 최태원회장도 얼마 전 그룹 신입사원 연수에서 신입사원들에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엄브렐러 브랜드’(영속적 대표 브랜드)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면서 “여러분 자신이 곧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브랜드를 잘 가꾸고 보호해 미래의 잠재고객을 확보하고 시장을 넓혀나가자”고 말했다고 합니다. 국가 CEO나 기업의 CEO들이 모두 한결같이 브랜드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하고 또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 이름이 처음 접하는 접점이듯 기업의 브랜드도 고객과 시장에서 처음 접하는 중요 접점입니다. 결국 브랜드가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원초적 기본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브랜드 관리나 이미지 관리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생각을 투자하시는지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상품(신발, 자동차)만 팔려고 했지 브랜드(나이키, SM7)를 팔려는 노력은 하지 못하는게 우리 중소기업들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이 어려운 것입니다. 상대는 신뢰를 팔고, 만족을 팔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팔았는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브랜드는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상대에게 보여지는 나를 만들기 위해 개인도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합니까? 하물며 기업은 30, 50, 100년을 유지할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어려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겠습니까? 기업의 브랜드는 아주 긴 기간동안 직접적인 또는 간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잘 아실겁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사회적인 기업활동도 많이 하는 것이며 단순히 우리의 현재 고객이 아니어도 브랜드 형성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간접 경험 요인 때문에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주 신문에는 아주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올라왔습니다. 세계적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내용인데 주제는 ‘카멜레온 브랜드’에 관한 것입니다.  

 

중국의 상당수 조사 대상 소비자들은 시용하고 있었던 럭스 비누, 팬틴 샴푸 등이 자국 브랜드인 줄 알았다고 하는데 ‘현재 사용 중인 외국 브랜드를 중국 브랜드로 바꿀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을 때 “바꾸겠다”고 답한 소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 가끔 인터넷 전쟁도 치르곤 하는 애국심 강한 중국인들의 애국심 마케팅이 여지 없이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카멜레온 브랜드’때문이라고 합니다. 중국 소비자 공략에 성공한 기업 대부분은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바탕으로 현지 브랜드로 위장하는 카멜레온 브랜드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앞에 베인앤컴퍼니의 상황과 변화에 맞는 재정의 전략이 아니었나 합니다. 그래서 또 성공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브랜드는 시장 전쟁과 고객 쟁탈의 최초 전투병입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많은 마케팅 용어들이 전쟁과 연결이 되어있다는 사실을 아시면 더욱 그렇습니다. 브랜드 제고,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나 공공기관들이 시간과 비용, 인력 등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집중할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엄브렐러도 있고 카멜레온도 있습니다.

Posted by zero | 2008/08/18 13:06 | 짧은 글, 짧은 생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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